화장품업계, 중국 광군제 기대감 'Down'…일본·북미 '주목'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국내 증시가 중국 최대 쇼핑행사인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광군제(11월 11일)의 후광을 좀처럼 받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성장 모멘텀이 중국에서 미국·유럽으로 이동한 지 오래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대형 화장품 업체보다 중소형사들이 일본·북미 등 해외 매출 다각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각 기업의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을 오랜 기간 주가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클리오, 코스메카코리아 등은 52주 신고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광군제 등 연말 화장품 업계의 대목이 본격 시작되고 있지만 증권업계의 기대감은 낮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 광군제가 화장품 성장의 기회라는 이야기는 옛말이 됐다.
지난 2017년 사드 사태, 2019년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영향으로 중국발 악재를 만난 화장품 업계가 6년 만의 한한령 해제 효과를 여전히 받지 못한 가운데, 전문가들의 진단은 ‘물음표’다.
특히 광군제는 전자상거래 1위 알리바바가 2009년부터 솔로를 위해 처음 시작한 쇼핑 할인 행사다. 현재는 전자상거래 업체 대부분이 참여하는 연중 최대 쇼핑 축제로 자리 잡았다. 과거 우리나라 화장품 업계도 광군제 특수를 누리곤 했다. 다만 수년간 국내에선 광군제 특수를 기대이하로 반영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사들의 중국 매출 비중은 5년 전 대비 상당히 줄었다. 주요 화장품 브랜드사들의 2022~2023년 해외 매출 비중은 평균 50%를 상회하지만 중국 매출 비중은 25% 이하로 감소했다. 해외 매출의 절반 혹은 절반 이상이 중국외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로컬 매출 비중이 20% 대로 타사 대비 큰 편이지만, 이들 대형사들의 투자 포인트는 중국 시장 회복에 기대기보다 구조조정, 브랜드 리뉴얼 성과였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소비재 수출; 코리아 프리미엄!’을 주제로 분석 보고서를 통해 현재 상황을 우려했다.
정지윤 연구원은 “중국은 연초 예상 대비 소비 회복이 부진하다”며 “현재 중국 화장품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중국향 수출 부진은 중국의 코로나 봉쇄령과 부동산 경기 침체, 미국 주도 공급망에서의 제외 여파에 따른 경제 성장 동력 약화를 배경으로 한다”며 “중국의 대안은 인도와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아시아 수출”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별로 보면 중국 리오프닝 수혜를 본 기업은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제조자 개발 생산(ODM) 화장품 업체 정도다. 또한 클리오, 브이티, 코스메카코리아, 에이블씨엔씨 등 일본과 미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중소형 화장품 업체 정도가 중국발 부진을 넘어선 돌파구를 마련했다. 여타 대부분 화장품 업체는 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부진하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처럼 중국만 바라보던 때는 지났다”라며 “일본과 북미 등에서 한국 브랜드들의 성장은 해당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이끄는 형태의 일부”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연초 중국발 리오프닝 기대감이 화장품 대형사들의 주가를 끌어올렸으나 기대 대비 중국발 실적 회복은 미흡했다”며 “오히려 정부의 대만 옹호 발언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게 될까 노심초사였고, 대형사들은 브랜드 리뉴얼과 관련한 비용 지출을 이유로 이익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중국 포함)이 꾸준히 늘었지만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의 실적은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코로나 엔데믹 이후 국내 멀티 로드숍이 호황기를 맞았고, 중소 화장품 업체와 ODM 업체의 실적은 가파르게 회복·성장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화장품 중소 브랜드사들의 실적 강세는 대부분 국내, 일본, 북미 등 중국 외 지역에서 나오는 성과들임에 주목해봐야 한다”며 “중소형사 중에 중국 현지에서 성과를 내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과 북미에서의 성장세는 구조적 트렌드”라며 “중국이 회복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필수조건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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