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같은 현대사와 작별… 이젠 봄 얘기 쓰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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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작별하지 않는다'인데요. (집필 당시) 제가 닿고 싶은 마음이 끝없는 사랑, 작별하지 않는 마음이었어요. 그 마음을 독자분들이 느껴주시면 좋겠습니다."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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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사건의 비극 통해
인간본성에 대한 질문던져
출판사“비평가 최고 평점”
수상이후 책 판매 3배 늘어
“제목이 ‘작별하지 않는다’인데요. (집필 당시) 제가 닿고 싶은 마음이 끝없는 사랑, 작별하지 않는 마음이었어요. 그 마음을 독자분들이 느껴주시면 좋겠습니다.”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메디치상은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의 4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 작가는 수상이 발표된 9일(현지시간)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어판을 출간한 그라세 출판사에서 현지 특파원들과 만나 “수상까진 예상하지 못했다. 최종 후보에 들었다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이라 외국 독자들은 이해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역사 속에서 일어난 일을 다룬다는 것은 인간 본성에 대해 질문하는 일이기 때문에 설령 역사적 배경이 다르다고 해도 인간으로서 공유하는 것이 있어서 당연히 누구든 이해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 작가가 2016년 ‘채식주의자’로 영국 부커상을 수상한 이후 5년 만인 2021년 펴낸 장편 소설로, 제주 4·3 사건에 대한 가족과 주변인들의 기억을 소재로 했다. 프랑스어판 제목은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이며 지난 8월 출간됐다. 번역은 최경란, 피에르 비지우 번역가가 맡았다.
프랑스어판 출간 당시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채식주의자’의 부커상 수상으로 세계 문학계에 자리 잡은 한강이 데뷔 이후 최고의 소설을 내놓았다”면서 “독자는 여주인공의 서사적 기교에 이끌려 현실적이면서도 역사적인 맥락을 놓치지 않고 경이로운 환상에 빠져들게 된다”고 소개했다.
그라세 출판사의 조하킴 슈네프 편집자는 “책이 처음 발간됐을 때부터 독자들이 열광했고, 많은 비평가가 최고 평점을 줬다. 메디치상 수상도 그 연장선”이라며 “프랑스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한국의 현대사를 포함한 역사에 대한 이해를 더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한국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을 다수 써 온 작가는, 현재 서울 배경의 ‘겨울 3부작’을 집필하고 있다. 한 작가는 “한국 현대사에 대해선 그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 소설엔 겨울 이야기가 많은데 지금 준비하는 건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이야기일 것 같고, 바라건대 다음엔 봄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소식에 책 판매량도 늘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수상 소식이 전해진 9일 밤부터 10일 오전까지 ‘작별하지 않는다’의 판매량은 전월 대비 3배 이상을 기록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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