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 야당’ 맨친 의원, 상원 불출마 선언… 민주당 발칵

“중도층 통합” 대권 도전 시사
상원마저 ‘다수당 입지’ 위태

민주당 내 보수파인 조 맨친(사진) 상원의원이 9일 내년 11월 5일에 치러질 상원 선거 불출마 선언과 함께 대통령 선거 참여를 시사해 민주당에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이 내년 상원에서 다수당 입지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도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맨친 의원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한 동영상에서 “나는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웨스트버지니아를 위해 하기로 한 일을 완수했다고 마음속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중도층 통합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원 선거는 접는 대신 상원 선거와 같은 날 치러지는 대선 도전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맨친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민주당은 내년 선거에서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다수당의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많아 민주당이 승리하기 어려운 웨스트버지니아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2020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웨스트버지니아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35%포인트나 더 많이 득표했다.

2010년 재보선에서 연방 상원에 입성한 맨친 의원은 민주당이 상원에서 근소한 차이로 과반을 유지했던 지난 의회 회기 때 낙태 문제와 친환경 정책 등에서 보수적 목소리를 내 주목받았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 폐기를 요구하는 결의안에 공화당과 함께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맨친 의원이 대선 도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그가 실제로 제3의 후보로 대선에 뛰어들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층 일부를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계속해서 열세를 기록하고 있다. 맨친 의원은 중도 성향 정치 단체인 ‘노 레이블스’(No Labels)가 추진하는 제3의 대선 후보 선출 움직임에 빠짐없이 거론되는 인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3의 후보 출마는 주요 후보에게 도전할 만큼 충분한 지지는 얻지 못해도 박빙의 승부에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