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호 중인 소년범들 불장난에 소주 원액 '활활'…손배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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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제주에서 발생한 한라산소주 오크통 창고 화재를 두고 벌어진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10일 제주지방법원에 따르면 최근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민사부(재판장 이재신 부장판사)는 주식회사 한라산이 재단법인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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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기각→2심 "1억 배상"…보호·감독의무 위반 책임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3년 전 제주에서 발생한 한라산소주 오크통 창고 화재를 두고 벌어진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10일 제주지방법원에 따르면 최근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민사부(재판장 이재신 부장판사)는 주식회사 한라산이 재단법인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로 하여금 손해배상금의 25%인 1억3548만원을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이번 소송은 2020년 3월5일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한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가 발단이었다.
창고는 한라산소주 제조사인 한라산이 소주 원액을 보관하기 위해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로부터 일부를 빌린 건물로, 한라산은 2018년 7월1일부터 이 창고 1528㎡ 중 462㎡에 숙성용 원주 오크통 356개와 원주 6만9558L를 보관해 왔다.
당시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는 감호 위탁 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청소년회복지원시설이었는데, 협회가 감호 위탁 중이었던 청소년 3명이 문제의 창고 주변에서 환경정화활동을 하다 불장난 끝에 화재를 일으컀다. 불은 창고 안팎을 모두 태우고 꺼졌다.
한라산은 창고 관리자들과 이들의 사용자인 협회가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지휘·감독할 의무를 게을리 해 화재가 났기 때문에 사용자 책임에 따라 협회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2021년 2월3일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협회는 의무 위반과 화재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을 뿐 아니라 창고 관리자들에게 업무 관련 지시를 할 권한도 없다며 맞서 왔다.
원심 재판부는 한라산의 청구에 실체적인 이유가 없다고 보고 지난해 7월15일 기각 판결을 내렸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가 창고 종사자들을 직접 채용해 급여를 지급해 온 점 등을 보면 피고를 창고 종사자들의 사용자로 봄이 타당하다"며 "나아가 창고 종사자들의 보호·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이 사건 화재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관련성 역시 인정된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다만 소훼된 오크통과 원주가 모두 화재에 상당히 취약한 물건임에도 원고가 안전 관리와 화재 방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이 사건 손해에 대한 피고의 책임비율은 25%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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