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공격 미리 알았다” 언론 탓하는 이스라엘
이스라엘 정부가 유력 언론사들이 하마스의 기습을 미리 알고 있었고 하마스와 내통하기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언론사들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AP,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CNN 등 언론사 4곳을 겨냥해 “사진작가를 포함해 조직 내 특정 인물들이 끔찍한 행동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가해자와 문제가 되는 관계를 맺어왔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 또한 “이 언론인들은 반인도적 범죄의 공범이었다. 그들의 행동은 직업 윤리에 어긋난다”며 “이 사진작가들을 고용한 언론사 국장들에게 긴급 서한을 보내 해명을 요구했다”고 엑스에 밝혔다. 전시내각에 참여하는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아이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알고도 이를 방관한 언론인은 테러리스트와 다르지 않으며 테러리스트처럼 취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어니스트 리포팅’이라는 언론감시단체가 지난 8일 사진 취재의 윤리적 문제를 지적한 이후 언론사들에 해명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AP와 CNN에 사진을 제공한 프리랜서 기자 하산 에슬라이아의 볼에 입을 맞추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과거에도 언론사를 상대로 허위 비난을 한 전력이 있다.
지목된 언론사들은 의혹을 즉각 부인했다. 로이터는 지난달 7일 오전 국경지대에 있던 프리랜서 사진작가 2명에게서 사진을 입수했다며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에 로켓을 발사한 지 2시간, 무장세력이 국경을 넘었다는 이스라엘의 발표가 나온 지 45분 뒤 사진이 촬영됐다”고 반박했다.
AP도 “하마스의 기습에 대한 사전 정보는 없었다. 프리랜서에게 받은 첫 사진은 공격이 시작된 지 1시간 넘게 지나 찍혔다. AP 직원 누구도 그 시간 국경에 있지 않았고 국경을 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AP 및 가자 지역 국제 언론 기관에서 가끔 프리랜서로 일했던 하산 에슬라이아와는 더는 함께 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공격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었다거나 하마스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단호히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진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에 로켓을 발사한 지 2시간이 지나 촬영됐으며, 이스라엘이 무장괴한들이 국경을 넘었다고 말한 시점으로부터는 45분 이상 지나 찍혔다”고 밝혔다.
NYT는 어니스트 리포팅이 지목한 사진기자를 두고 “그는 기습 당일에는 함께 일하지 않았다. 우리가 그의 작업을 검토한 결과 그는 사진기자들이 늘 하는 일을 했고 비극을 기록했다”고 반박했다. CNN도 “에슬라이아는 공격 당일 우리와 일하지 않았다. 우리는 공격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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