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거부권 건의” “이동관 탄핵 재추진”…또 얼어붙은 국회

변문우 기자 2023. 11. 1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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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거대의석 민주 힘자랑이 상식 넘어…총선 이기려는 욕심”
野 “필리버스터 철회 꼼수로 탄핵 방해…진정성 없는 정치쇼”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이 주도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통과'를 놓고, 여야가 다시금 신경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힘자랑이 상식을 넘었다"며 통과된 법안들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 카드를 꺼내들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꼼수로 이동관 위원장 탄핵 처리를 방해했다"며 이달 말 탄핵소추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여야는 9일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도 양극단으로 대치했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보고 후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 이에 국민의힘은 야당이 표결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당초 쟁점 법안들의 통과 지연 목적으로 준비했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전격 철회했다.

국민의힘은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민주당을 향해 질타를 쏟아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필리버스터를 하는 중에 (민주당이) 정략 목적의 탄핵소추안을 처리하려 했던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오만한 힘자랑이 상식의 범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쟁에 눈이 먼 민주당이 탄핵소추권을 악용해 전국의 혼란을 초래하고, 국가 업무를 마비시키는 것을 묵과할 수 없었다"고 필리버스터 철회 사유를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서도 "방통위의 업무를 장기간 마비시켜 가짜뉴스와 편향뉴스를 적극 활용해 총선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일그러진 욕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에 대해서도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수하는 팀을 이끄는 이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 시도는 명백한 방탄 탄핵이자 보복 압박이고 노골적인 사법 방해"라고 직격했다.

이어 "우리 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불법 파업 조장법과 방송법의 부당함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 드리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부당한 탄핵을 막는 일이 더 시급했다고 판단했다"며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철회를 꼼수라고 하는데, 오히려 꼼수를 쓴 쪽은 다름 아닌 민주당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해야 하는 무거운 심정"이라며 통과 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건의를 예고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9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반격에 나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이동관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되자 황급히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는 꼼수로 탄핵안 처리를 방해했다"며 "여당의 노란봉투법에 대한 반대가 진정성 없는 '정치쇼'라는 것만 들키고 방송 장악과 언론 파괴를 하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만 분명해진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통과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선 여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면서 명분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그동안 한 일이 너무 없어 습관성 거부권 행사라도 업적으로 삼으려는 것이 아니라면 국회 입법권을 존중해 법을 공포해야 한다"며 "농민을 거부하고 간호사도 거부한 데 이어 이제는 대다수 일하는 국민과 민주주의까지 거부한다면 국민이 윤 대통령을 거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 탄핵 재추진과 관련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열어 줄 것도 강력 요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열리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원칙과 기준대로 법률이 정한 절차와 요건을 모두 준수해 법을 위반한 공직자들이 합당한 처분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마저 포기한 것을 보면 완벽하게 '이동관 방탄국회'를 국민의힘이 만들었다 지적하고 싶다"며 "대통령이 국가를 버리지 않는 한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그 법정 시한이 12월1일이다. 저희는 11월30일경 정도 (탄핵소추안) 재발의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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