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회 완판 신화' 소영 쇼호스트의 대박 비결

이재현 기자 2023. 11. 1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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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아나운서에서 만능 방송인으로 변신
/사진=장동규 기자
"늘 반짝거리고 싶어요. 스스로를 계속 갈고 닦으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13년차 쇼호스트' '1000회 이상 완판 행진' '누적 매출 약1조원'.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 베테랑이지만 아직도 새로운 시도에 목마른 사람이 있다. KT알파 쇼핑에서 쇼호스트로 활약중인 이소영씨가 주인공이다. 소영 쇼호스트는 스스로를 '토끼쇼'라고 칭한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명이도 한 토끼쇼는 '토크와 끼가 있는 쇼호스트'라는 뜻이다. 그는 "쇼호스트는 계속 노력하고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며 "저 스스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고객들에게 '믿고 보는' 쇼호스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29세 늦깎이 아나운서에서 '팔색조' 쇼호스트로


/사진=장동규 기자
소영 쇼호스트는 학창 시절엔 기자를 꿈꿨다. 대학교 졸업 무렵 IMF로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자 돈을 벌기 위해 금융 회사에 취직해야 했다. 금융사에서 근무한 5년동안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게 되면서 방송의 꿈은 접어둬야 했다. 소영 쇼호스트는 "돈 때문에 방송 일을 못한 게 평생의 후회가 될 것 같아 29세에 아나운서 일을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경제케이블방송 아나운서로 방송 일을 시작했지만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절실함' 때문이었다. 그는 "돌고 돌아 이룬 꿈을 포기할 수 없었고 그 땐 방송국 허드렛일을 하는 것마저 즐겁고 감사했다"고 했다.

경제방송을 진행하다 본격적인 쇼호스트 활동에 나선 것은 홈앤쇼핑 개국멤버로 참여하게 되면서다. 13년전 우연히 '하유미 팩' 홈쇼핑 방송의 쇼호스트로 캐스팅된 이후 식품, 여행, 주얼리, 패션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를 담당하는 팔색조 쇼호스트가 됐다.

성공 비결을 묻자 소영 쇼호스트는 '여유'라고 답했다. 그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상품 기술서를 달달 외워 방송을 했는데 오히려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이제는 산책을 하거나 유튜브, 드라마를 보며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경험이 노하우가 되는 쇼호스트의 매력


홈쇼핑은 대본 없이 녹화나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된다. 소영 쇼호스트는 "대본이 없기 때문에 쇼호스트는 1시간동안 '나만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라며 "살이 찌고, 얼굴에 주름이 지는 것도 모두 방송 콘텐츠로 풀어낼 수 있는 것이 이 직업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산을 해보지 않았고 몸매가 완벽했다면 보정 속옷의 효과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주지 못했을 것이고 눈가에 주름이 있기 때문에 아이크림의 효능을 자신감 있게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쇼호스트는 고객을 대신해 먼저 제품을 써보는 사람일 뿐"이라며 "제품의 장점을 부각해 진정성 있게 판매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소영 쇼호스트는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하기 위해 늘 바쁘다. 녹화 및 미팅으로 일정이 바쁘지만 매주 책을 두 권씩 읽고 매일 경제 신문을 읽는다. 풍부한 방송 멘트를 위해서다. 그는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본 없는 방송을 채우기 위해선 제품 설명뿐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사에 기반한 말을 끊임 없이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시간 남짓 방영되는 홈쇼핑이지만 준비 과정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상품에 맞는 PD가 선정되면 이후 쇼호스트가 캐스팅돼 팀이 꾸려진다. 협력 업체들과의 미팅을 거치면서 방송을 기획하게 된다. 쇼호스트는 단순 상품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품 자체나 판매 구성 등에 직접 개입해 의견을 주고받기도 한다.

이소영 쇼호스트는 "패션 분야의 경우 시즌마다 쇼호스트 대상 제품 품평회를 진행하기도 한다"면서 "옷 원단부터 단추 배치, 제품 판매 구성 등에 대한 평가를 직접 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제품을 더 잘 이해하기 때문에 소개를 하기에도 수월하다"고 했다.


블로그·유튜브·예능프로그램… 소통도 활발


이소영 쇼호스트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진=채널A 캡처
소영 쇼호스트는 본업인 홈쇼핑 외에도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시청자와 만닌다. 본인을 브랜드화하고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이름을 건 좋은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홈쇼핑 방송을 할 땐 모든 질문에 다 대답을 못해드리기 때문에 약 7년 전부터 SNS로 소통하게 됐다"며 "방송을 하면 할수록 채널을 찾와서 한마디라도 남겨주시는 그 마음이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비전을 묻자 "아직까진 어떤 제품을 맡아서 장점을 빨리 찾고 이를 부각시키는 것이 제 역할이다"며 "기회가 된다면 좋은 상품을 같이 개발도 하고 제 브랜드를 달고 방송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소영 쇼호스트는 활동 영역을 방송 예능으로 넓힐 계획이다. 최근 방영된 '도시어부 시즌5 왕포편'에 처음 출연해 주목 받았다. 그는 "같은 방송일 수 있지만 다른 영역이라 어렵기도 했다"면서도 "기회가 주어지면 앞으로 쇼호스트와 다른 방송 일을 병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현 기자 jhyu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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