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의 매파 발톱?…추가 인상 시급성 언급 안했지만 가능성은 열어뒀다

신기림 기자 2023. 11. 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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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인상과 인상 종료 선언에 대해 모두 신중한 입장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와 관련해 추가 인상과 인상 종료 선언에 대해 모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추가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거의 펼치지 않았지만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낮출 만큼 높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언급하며 금리 동결과 인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놨다.

◇공급 개선에 따른 인플레 둔화 효과 '끝' 9일(현지시간) 파월 연준의장의 연설을 종합하면 지난 2년 간의 역사적 금리인상에 대한 종료를 선언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재확인됐다. 파월 의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연구회 연설에서 금리가 인플레이션 2% 목표를 달성할 만큼 충분히 높다고 확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을 보면 팬데믹 기간 동안 발생한 공급망 문제는 완화했다. 또 취업 가능인구가 예상과 달리 늘어나며 일자리 손실 혹은 실업률 상승이 거의 없었다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추가적인 공급 측면의 개선으로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상대적으로 고통이 없는 이득의 종말을 알릴 수 있는 발전"이라고 말했다. 상품, 서비스, 노동의 공급 개선에 따른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제는 공급이 아니라 수요를 억제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확실하게 낮춰야 한다는 측면에서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의지를 그는 피력했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진전의 더 큰 부분은 총수요의 성장을 억제하는 긴축 통화정책에서 비롯되어야 할 것"이라고 파월 의장은 말했다.

파월 의장의 긴축적 발언에 국채금리는 다시 치솟았고 증시는 랠리를 중단했다. 기준물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2.8bp(1bp=0.01%p) 상승한 4.636%에 마감됐다. 장중 4.654%까지 뛰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거의 1% 가까이 떨어지며 9연승 행진이 중단됐다.

뉴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이 "다시 매파적 관점을 취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카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했고 경제 상황이 보장된다면 다시 금리 인상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며 "종합하면 시장에 너무 안주하지 말라는 의미로 이는 주식에 압력을 가한다"고 설명했다.

◇ 긴축 과잉과 결핍 위험 '균형'

연준은 지난 2년 동안 과열된 경기를 식혀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22년 만에 최고로 높였다. 하지만 시장은 금리인상이 끝났다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CME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대부분의 트레이더는 파월의 발언 이후에도 연준은 12월 12~13일 다음 회의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연준은 지난주 회의에서 금리인상 중단을 연장했다. 2022년 3월 금리인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2회 연속 금리가 동결됐다. 물가 상승압력이 약해지고 고용시장도 서서히 식고 있다는 데이터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주 노동부에 따르면 실업률은 9월 3.8%에서 10월 3.9%로 미미하지만 상승했다. 실업률은 상당히 낮지만 지난 4월 3.4%에 비해서 올라와 고용 수요가 완화했다는 신호를 보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핵심) 인플레이션도 지난해 최고치 5.6%에서 올해 4~9월 평균 2.8%로 내려왔다.

이러한 진전에 만족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파월 의장은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준이 즉시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할 시급성이 거의 없다는 신호로 "몇 달간의 좋은 데이터에 오도(mislead)될 위험과 과도한 긴축의 위험을 모두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금융 여건의 상당한 긴축"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시장 움직임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더 강한 성장이 노동 시장의 균형을 회복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추가적인 진전을 저해할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패널에서 연설한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 부총재는 통화정책 완화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경고하면서 시장과의 소통 문제가 까다로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편으로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 여정이 가장 힘들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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