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휴가가 최악의 공포로…소설 '세상을 뒤로하고'

김용래 2023. 11. 1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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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사는 어맨다와 클레이 부부는 자녀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내러 롱아일랜드의 한적한 외딴곳으로 향한다.

에어비앤비로 호화 저택을 빌린 이들 가족에게 느긋함과 여유는 잠시뿐, 늦은 밤 갑작스레 현관을 두드리는 소리로 평화가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그런데 흑인이 이런 저택을 갖고 있다고? 휴대전화와 인터넷, TV도 모두 먹통인 가운데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혼돈과 무지 속에 서로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 두 가족은 고립과 공포 속에 내던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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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미도서상 최종후보…팽팽한 긴장감에 통찰력 돋보여
오바마 부부가 제작해 내달 넷플릭스 영화로도 공개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뉴욕에 사는 어맨다와 클레이 부부는 자녀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내러 롱아일랜드의 한적한 외딴곳으로 향한다. 에어비앤비로 호화 저택을 빌린 이들 가족에게 느긋함과 여유는 잠시뿐, 늦은 밤 갑작스레 현관을 두드리는 소리로 평화가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문을 두드린 건 자신을 저택의 주인이라 소개한 흑인 노부부. 뉴욕 시내 전체에 정전이 일어나 시내 아파트가 아닌 외곽에 소유한 별장으로 피신해왔다는 이들의 말은 과연 사실일까.

이들은 자신들을 들여보내 주면 거액의 현금을 주겠다고 제안하고, 얼떨결에 이들을 안으로 들인 어맨다와 클레이는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과연 이들을 믿어도 될까. 혹시 우리 가족을 해치지는 않을까. 그런데 흑인이 이런 저택을 갖고 있다고? 휴대전화와 인터넷, TV도 모두 먹통인 가운데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혼돈과 무지 속에 서로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 두 가족은 고립과 공포 속에 내던져진다.

미국 작가 루만 알람의 장편소설 '세상을 뒤로하고'(원제 Leave The World Behind)는 2020년 미국 출간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세계적인 혼란 상황과 맞물리며 화제를 모았다.

작가는 완벽한 휴가를 꿈꾸며 여행을 떠난 가족이 세상의 끝을 마주하고 고립된 채 생존할 방법을 찾아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긴장감 넘치는 필치로 그려냈다. 음산한 분위기, 정밀한 심리묘사, 현실에 대한 예리한 풍자가 탄탄한 스토리에 업혀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미국의 소설가 루만 알람 [루만 알람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주는 단절과 고립의 긴장감이 시종일관 팽팽하게 이어지고 그 공간 안에서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의 내면은 매우 정교하게 그려진다. 작가는 불확실성과 고립, 공포에 매몰된 두 가족의 모습을 통해 미국 사회가 처한 인종과 계급 갈등, 차별, 사회 안전 등의 문제들도 날카롭게 드러낸다.

세상의 종말을 마주한 인간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디스토피아 소설로 읽을 수도, 미국 사회의 차별과 위선을 고발한다는 점에서 사회 소설로 읽을 수도 있겠다.

출간된 그해 전미도서상(내셔널 북 어워드) 최종 후보에 오를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소설은 넷플릭스를 통해 내달 8일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로 공개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설립한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의 첫 번째 극영화인 이 작품에는 줄리아 로버츠, 이선 호크, 마허셜라 알리 등 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영화와 소설을 비교해 감상해보는 것도 좋겠다.

문학동네. 김선희 옮김. 312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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