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후보 6인으로 압축…윤종규·조용병 포함

후보군 6명 중 5명이 민간 출신

전국은행연합회의 차기 회장 윤곽이 드러났다. 후보군 6명 중 가운데 민간 출신이 5명에 달한다. 막대한 이자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정부가 연일 은행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면서 은행권에서는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할 회장직에 민간 출신이 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10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개최해 위원별 추천 후보에 대해 논의하고, 잠정 후보군 6명을 정했다. 잠정 후보군에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손병환 전 NH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가나다순) 등 6명이 선정됐다.

회추위에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4대 시중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 11개 회원사 은행장이 참석했다.

차기 회장 후보군에는 직전에 금융지주를 이끈 민간 출신 회장이 대거 포함됐다. 이달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 회장은 2014년부터 KB금융을 이끌며 회사를 ‘리딩뱅크’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조용병 전 회장 또한 비은행 계열사 확대 등을 통해 신한금융의 성장을 이끌었다. 손 전 회장은 NH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이끈 인물이다.

조준희 전 행장은 기업은행장을 역임한 후 YTN 사장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는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담당했다.

유일한 관(官) 출신 후보는 임영록 전 회장이다. 임 전 회장은 행정고시 20회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재정경제원 자금시장과장,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을 거쳤다. 지난 2010년 KB금융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3년 KB금융 회장에 올랐다.

최근 들어 정부가 연일 ‘이자 장사’를 한다며 은행권 때리기에 나서자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민간 출신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의 이익을 대변해 금융 당국과 직접 소통해야 한다. 이에 은행들은 민간 출신 회장이 관 출신보다는 은행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16일 3차 회추위를 열고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한다. 선정된 최종 후보는 23개 정회원사가 참여하는 사원총회 의결을 거쳐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