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5층 계단 오르면 심혈관질환 위험 20% 낮아진다

곽노필 기자 2023. 11. 1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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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추적 결과
매일 5개층을 계단으로 오르기만 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을 20% 줄일 수 있다. Unsplash/Bruno Nascime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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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은 걷기다. 그마저도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면 자신이 거주하거나 일하고 있는 건물에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효율 좋은 생활운동법으로 계단 오르기를 추천한다. 걷기와 마찬가지로 돈이 들지 않고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으며, 날씨에 상관없이 할 수 있다. 사실 계단 오르기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미 생활의 일부다.

계단 오르기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중국 베이징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미국 툴레인대 공동연구진이 매일 5개층을 계단으로 오르기만 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을 20%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에 발표했다. 5개층이란 수치는 1개층 10계단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에 등록된 성인 45만886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기반으로 했으며 가족력, 유전적 위험, 고혈압 등의 요인도 분석에 포함됐다.

분석 결과 계단 오르기는 모든 조사 대상자의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ASCVD) 위험을 감소시켰다. 특히 아직 심장질환 위험이 높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더욱 효과가 컸다.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은 동맥의 내벽에 지방, 콜레스테롤 등이 축적돼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질환을 말한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1위에 올라 있는 질환이다.

연구를 이끈 미국 툴레인대 루 키 교수(전염병학)는 “단시간에 계단 오르기를 하는 고강도 운동은 심폐 건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해주는 효율적인 방법이며, 특히 운동 지침을 실천할 수 없는 사람들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중강도 운동을 할 경우엔 매주 150~300분, 고강도 운동을 할 경우엔 75~150분을 적정 운동 시간으로 권고한다. 보건기구가 정의하는 중간 강도 운동은 심박수가 높아지고 호흡이 가빠지지만 운동하면서 말을 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보건기구는 빠르게 걷기, 춤추기, 낙엽 쓸기를 예로 들었다. 고강도 운동은 심장 박동과 호흡이 매우 빨라지는 운동을 말한다. 예컨대 자전거 타기, 달리기(조깅), 수영, 무거운 물체 운반, 계단 오르기, 정원 손질, 테니스 하기 등이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추적 기간(평균 12.5년)에 계단 오르기를 중단한 사람들은 계단 오르기를 전혀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32% 더 높았다는 것이다.

두계단씩 오르면 효과가 더 좋을까?

계단 오르기는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을 한꺼번에 하는 것과 같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티사이드대의 스포츠 및 운동 선임강사 니콜라스 버거 박사는 ‘인디펜던트’에 “계단을 오르려면 더 많은 근육을 사용할 뿐 아니라 균형 감각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평지를 걷는 것보다 더 많은 이점이 있다”며 “짧은 시간에 심혈관계가 많은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는 동안 종종 숨이 차는 걸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심박수와 산소 섭취량을 크게 증가시키고 둔근, 햄스트링, 종아리 등과 코어 근육을 강화해 건강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계단 오르기는 또 걷는 것보다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칼로리를 태울 수 있다.

한 걸음에 두계단씩 오르면 칼로리를 더 많이 태울 수 있을까? 2017년 공개학술지 ‘플로스 원’에 발표된 영국 로햄튼대 연구에 따르면 두계단씩 오르면 그 자체로는 에너지 소비율이 더 높아지지만, 전체적으로 소비되는 에너지는 한 계단씩 오를 때가 더 많다. 연구진은 따라서 계단을 오를 때 칼로리를 최대로 소비하려면 한 계단씩 오를 것을 권했다.

운동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효과적인 예방법이지만, 이번 연구는 그 중에서도 일상 생활의 일부이기도 한 계단 오르기와 심혈관 질환 위험 사이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론 계단 오르기와 심혈관 질환 위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것이지 인과관계를 밝혀낸 건 아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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