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특수교육, 활성화 3개년 계획으로 세계적 수준 도약… 전국 최초 AI기반 스마트 플랫폼 구축

이예은 객원기자 2023. 11. 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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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왼쪽에서 두 번째)이 특수학교 시각장애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이 글로벌 특수교육을 선도한다. 2024년부터 획기적인 ‘경기특수교육 활성화 3개년 계획’을 통해 경기특수교육이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한다.

이번 계획은 ▲현장의 요구가 높았던 인력 증원 문제 해결 ▲미래형 특수교육의 로드맵 제시 ▲심각한 ‘행동 문제’ 학생들 지원 ▲정책에서 ‘교육 약자 배려 제도화’ 등을 포함한다. 그만큼 특수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총망라한 계획이다.

특수교육 문화예술 콘서트에서 학생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늘어나는 특수교육대상학생…인력 확대와 다양화에 ‘총력’

경기도의 특수교육대상학생 수는 최근 5년간 평균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학생 수가 평균 0.9%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국 특수교육대상학생 수가 평균 3.4% 늘어난 것과 비교해도 약 1.6배 빠른 증가세이다. 그렇다 보니, 특수교육 현장에서 인력 증원에 대한 목소리가 가장 크고 절실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당장 2024년부터 특수교사·지원인력·돌봄담당교사 등 인력 1030명을 증원한다. 특수교육 인력 확대는 ▲과밀 특수학급 지원 ▲유치원 연령별 특수학급 교사 배치 ▲특수학교 ‘1교실 2교사제’ 실현을 위한 기간제 특수교사 230명 증원 ▲특수교육지도사 정원 200명 확대 등 통합교육 지원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특수교육 교육 과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별도 인력 500명을 채용해 특수교육 인력 문제 해결에 나선다.

특히 장애학생 학부모의 요구가 높았던 ‘돌봄 수용률’ 제고를 위해 ‘시간제 근무’ 기간제교사도 100명 증원한다. 이로써 특수교육 종일반을 기존 180개에서 250개 학급으로 확대한다. ‘특기·적성 프로그램’ 지원 강화로 돌봄의 내실화를 추구하고, 특수학교 방학 중 돌봄은 지역사회와 연계한 위탁 운영으로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3개년 계획 수립에서 인력 확대와 다양화에 총력을 기울였다”며 “장애학생 양육 때문에 가족 모두의 생계와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돌봄 지원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특수교육에서도 가상현실(VR)이 활용된다. 한 학생이 VR체험관에서 활동하고 있다./경기도교육청 제공

◇전국 최초 AI(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특수교육 플랫폼 구축

“특수학교 교사 A씨는 수학 수업 준비를 위해 노트북으로 ‘특수교육 플랫폼’에 접속한다. 숫자 1, 2, 3 읽기와 관련된 학급 학생들의 반응 시간·정확도·선행 활동 등 수행도 분석 데이터를 확인한다. 그 후 플랫폼의 AI가 추천하는 학습 콘텐츠와 활동을 체크한다. 학생별로 태블릿을 세팅해 놓고 실물 자료도 준비해 놓는다.”

경기도교육청이 2025년 구축 예정인 ‘AI 기반 성장 맞춤형 특수교육 플랫폼’을 통해 구현하려는 교실의 한 장면이다. 이는 중증장애학생의 발달 단계를 고려해 개발된 AI 기반 플랫폼이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학령기 전 단계 데이터를 누적 관리할 계획이다.

2023년 현재 경기도 특수학교 학생의 94.8%, 특수학급 학생의 60.3%가 심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

중증장애학생들은 발달 정도와 속도가 더디다. 이 때문에 장애학생을 위한 별도의 플랫폼이 필요하지만, 수익성이 낮아서 민간 부문 투자는 기대하기 어렵다. 공공 플랫폼 구축이 유일한 대안이다. 더 나아가 플랫폼 개발과 더불어 장애학생의 일상생활과 교육 지원을 위해 지능형 로봇도 도입한다.

모션코딩 체험 현장에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신속한 행동중재 지원…교육 참여율 높인다

최근 ‘심각한 행동 문제를 가진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특정 학생의 돌발 또는 과잉행동으로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학생과 특수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원스톱(One stop) 긴급 현장 지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는 보다 강화된 조치로서 지역별로 행동중재 신속대응팀을 구성한다. 또 학생 행동 분석에 따른 4단계 맞춤형 행동중재시스템 운영으로 장애학생의 교육 참여율을 높일 예정이다.

행동중재 신속대응팀은 ▲행동중재 전문가 ▲특수교육지원센터 인권담당교사 ▲상담사 등이며, 25개 교육지원청별로 운영한다.

특수학교 학생이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교육 약자를 고려하는 것은 교육의 당연한 책무”

경기도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교육정책 보편적 설계(Universal Design)’를 도입한다. 이로써 모든 교육정책의 기본 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장애학생 등 교육 약자를 고려하도록 제도화한다.

우선 교육청 내 모든 정책 부서가 참여하는 교육정책 보편적 설계 협의체를 구성·운영한다. 이렇게 해서 장벽 없는 무장애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심의할 계획이다. 또한 교육정책 보편적 설계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개발·보급해, 교육행정기관의 실무자가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인공지능 시대, 교육의 의미와 본질에 대한 성찰이 더욱 필요한 때다”라며 “교육정책 수립 단계부터 교육 약자를 고려하는 것은 장애학생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라는 교육의 본질 수호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경기특수교육 활성화 3개년 계획’ 교사-학부모 특별 기고

◇30년의 느린 걸음을 ‘비상’과 ‘도약’으로

이해영(새솔학교 교감)

파벽비거(破壁飛去)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벽화 속 용(龍)에 눈동자를 그려 넣었더니, 용이 벽을 부수고 하늘로 날아갔다는 데서 유래했다.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영역으로 도약한다는 뜻이다.

1991년 처음 특수교사로 발령받았다. 당시 특수학급은 5층 반쪽 교실이었고, 지원 인력도 없었다. 혼자 10명이 넘는 아이들을 가르쳐야 했다. 통합교육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그러다 특수학급 교실이 해가 잘 드는 1층으로 내려오고, 급당 인원수도 줄어들었다. 통합학급에서 수업도 할 수 있게 됐다. 여기까지 오는데 30년 이상이 걸렸다. 그렇게 느리지만 앞으로 한 발짝씩 전진했다.

그런데 이번 ‘경기특수교육 활성화 3개년 계획’은 지난했던 30년의 개선 과정에 비해 ‘비상(飛翔)’이고 ‘도약’이다. 느리게 그 길을 걸어온 자로서 감격이 아닐 수 없다.

경기특수교육 3개년 계획의 골자는 ▲특수교육 인력 및 돌봄 확대 ▲전국 최초 AI(인공지능) 기반 특수교육 플랫폼 구축 및 한발 앞선 미래형 특수교육 실현 ▲경기특수교육원 건립과 행동 중재 신속 대응팀을 통한 현장 지원 강화 등이다. 제대로 된 지원 인력 없이 수업해야 했던 교사에게, 또한 끝이 보이지 않는 양육과 돌봄으로 지쳐있던 부모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한편으론 학교·가정·지역사회가 경기도교육청과 어떻게 협력하고 이 사업을 실현해 나갈지에 대한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경기도교육청의 계획은 학교와 현장에 설렘과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아무리 어렵고 무거운 과제도 기쁜 마음으로 헤쳐 나갈 의지를 갖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경기특수교육 활성화 3개년 계획’에 전국 최초로 ‘교육정책 보편적 설계(Universal Design)’를 도입한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모든 교육정책의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장애 학생이나 교육 약자를 고려하도록 제도화하면 장애에 대한 감수성도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이를 보며 교육정책 부분에서도 진정한 의미의 통합이 이루어지겠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경기도교육청의 교육정책 보편적 설계가 점차 확산돼 우리나라 특수교육이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되길 바란다.

◇경기특수교육, 차별적 현실 개선 요구에 화답

유선주(아름학교 학부모회장)

만약 당신이 통합학급의 담임교사라고 가정해 보자. 장애학생 6명 중 5명이 걷지 못한다면 점심시간에 이들을 급식실로 어떻게 이동시킬 것인가? 쉬는 시간, 학생들의 화장실 뒤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몸이 하나라서 미안하고 안타까운 비현실적인 세상, 이것이 현재 특수학교의 현실이다.

특수교육은 항상 인력난에 울부짖었다. 부모는 도울 방도가 없어 애가 타고, 교사는 몸이 부서질 듯 애쓰느라 심신이 힘들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특수교육대상학생 수는 예외적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현실과 한계 속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은 전문적인 개별화 교육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 계획은 특수교사 증원 규모가 무엇보다 파격적이다. 특수학교 방학 중 돌봄 운영 계획을 보면서는 눈물까지 흘렸다. 훌쩍 커 버린 아이를 오롯이 홀로 감당해야만 했던 방학 중 학부모들의 힘듦까지 이해하는 세심한 정책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미래형 특수교육 계획은 특수교육의 기조인 개별화 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다. 또 디지털 학습기기는 배움이 더딘 장애학생에게 더 많은 교육적 효과를 줄 것이다. 지역적·물리적·경제적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행동중재기관은 학부모로서 하루빨리 경험해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교육정책 보편적 설계’ 정책은 경기도교육청이 특수교육에 정말 진심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만든다. 이는 특수교육대상학생이 앞으로 절대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혁신적 계획이다.

이번 계획 발표는 그동안 대학 진학과 거리가 먼 장애학생들이 그저 학교에 다닐 수만 있다는 사실에 감지덕지하라고 했던 이 사회에 멋지게 화답하는 것이다. 이제는 장애학생도 전문적 교육을 받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이번 계획을 통해 많은 경기도 내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나 역시도 가뭄 속 단비처럼 그동안의 지친 마음을 위로받는 듯한 비현실적인 느낌에 조금 얼떨떨하기도 하다.

그리고 곧이어 이런 생각이 들었다. ‘3개년 계획이 이렇게 어마어마한데 앞으로는 얼마나 더 발전할까? 아이의 졸업을 유예하고 싶다. ‘진심으로!’

◇글로벌 교육 선진국의 도약이 되기를

권정미(남양주 학부모 네트워크 회장)

경기도교육청의 ‘경기특수교육 활성화 3개년 계획’을 접하며 매년 발표되는 의례적이고 형식적일 것이라는 내 생각이 틀렸다고 확신했다.

선천적 희귀병으로 사선(死線)을 넘나드는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 내 꿈은 일찌감치 접었다. 아이와 고군분투하는 동안, 모든 순간과 순간이 간절했다. 그런 이유로 지역 특수·통합교육 학부모회 대표를 맡은 지 7년이 지났다. 그동안 특수교육지원인력 부족으로 우리나라를 떠나는 아이와 부모님이 있었다.

장애아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양육이라는 이중고를 눈물로 이야기하는 분들도 만났다. 학교에서 아이의 부적응 행동으로 힘들어하는 부모님·선생님·비장애 친구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너무나도 답답하고 막막했던 시간을 감내하며 지내왔다. 아니 버텨왔다.

이렇듯 어려운 현실 가운데, 이번 계획은 특수·통합교육의 영역에 제대로 된 교육적 지원과 접근을 담았다. ▲1030명이라는 전례 없는 특수교육 인력 증원 ▲돌봄 체계 구축 ▲행동중재 종합지원을 포함해 ▲현장 지원 강화에 목표를 둔 특수교육원 건립 ▲전국 최초 인공지능(AI) 기반 성장 맞춤형 특수교육 플랫폼 구축 등이 눈에 띈다.

외국 유학을 했던 나에겐 우리나라의 일반·특수·통합교육 모두가 학창 시절 내가 경험한 선진교육과 비교됐다. ‘왜 IT 선진국인 우리나라가 유독 특수교육 분야에서는 디지털 교육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을까’라는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이제 장애학생도 다양한 디지털 매체로 개별화 교육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덧붙여 이번 계획은 특수학교 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교육은 통합교육이다. 발표된 정책은 통합학급이 설치되어 있는 대부분의 학교에 적용된다. 따라서 특수학교만이 아닌, 모든 학교의 통합교육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교육은 아이들의 미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미래이다. ‘팬데믹 시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모두 운명공동체라는 것을 배웠다. 사회구성원으로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잘 챙기며 정성을 다해 우리 아이들과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건강한 대한민국이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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