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비명계 비난 '개딸' 시위에 "당에 무슨 도움 되겠나"

[the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강성 지지자들의 과격 행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본인의 SNS(소셜서비스)에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라면 생각해보라"며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게시글이 민주당 강성 지지자 10여명이 충남 논산의 김종민 의원 사무실 앞에서 '수박깨기 집회'를 벌였다는 기사를 함께 올렸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으로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를 지칭하는 은어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시위 참석자들은 김 의원 사무실 앞에서 '넌 역적이다' '민주당과 당원들의 배신자를 심판한다' 등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현수막에는 김 의원을 포함해 비명계로 꼽히는 의원들의 얼굴에 수박을 씌운 사진도 실렸다.

이 대표가 일명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자들의 특정 행동에 대해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들어 이들의 과격 행동이 비명계 의원들과 원외 정치인들의 반발을 사자 중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강성 지지자들은 지난달에는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 지역구에서 '총알이 있다면 매국노(비명계)를 처단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기도 했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지난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 당 대표 중심 체제, 사당화 완성에만 집중했다"며 "거기에만 정신을 쏟고 다른 소리를 내면 '수박'이라고 탄압한다"고 비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