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간·피아노 ‘환상의 건반 형제’… 30m 떨어져 연주해도 호흡 ‘척척’

이정우 기자 2023. 11.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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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오르간, 동생은 피아노를 친다.

이들은 공연을 앞두고 진행된 서면 인터뷰에서 형제로서 '우애'와 연주자로서 '신뢰'를 과시했다.

그런데 형제는 서로를 보거나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연주를 해낸다.

다양한 국가와 장소에서 연주한 영상은 물론 자신들이 연주한 각 나라의 오르간에 대한 특징을 다큐멘터리 형태로 제작해 작동원리 및 내부 구조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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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콧 브라더스 21일 내한공연

형은 오르간, 동생은 피아노를 친다. 그리고 함께 연주한다. 이들은 피아노와 오르간이 건물의 다른 층에 있어 서로 소리가 들리지 않더라도 호흡을 맞추며 공연을 할 수 있다. 오는 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영국의 건반 듀오 스콧 브라더스 얘기다. 형 조너선 스콧(45·오른쪽 사진)과 동생 톰 스콧(42·왼쪽)은 형제이자 절친한 친구고,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서로를 신뢰하는 짝이다.

이들은 공연을 앞두고 진행된 서면 인터뷰에서 형제로서 ‘우애’와 연주자로서 ‘신뢰’를 과시했다. 조너선이 “독주자로서 공연하는 것은 꽤 외롭기 때문에 함께 공연할 친구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하자 “함께 연주하는 것은 우리가 항상 해왔던 일”이라고 톰이 거들었다. “저희는 항상 서로를 지지했어요. ‘형제 라이벌’이라는 말은 이해가 안 돼요.”(톰)

어릴 적부터 맞춰 온 이들의 호흡은 상상을 초월한다. 당연하게도 듀오 공연은 호흡을 맞추기 위해 서로의 연주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형제는 서로를 보거나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연주를 해낸다. “독일 공연에서였어요. 피아노와 오르간이 건물의 다른 층에 있었고, 100ft(30m) 이상 떨어져 있었죠. 톰의 연주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지만 공연은 잘 진행됐어요.”(조너선)

‘재미’를 1순위로 추구하는 스콧 브라더스는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연주 듀오 중 하나다. 구독자는 13만 명이고, 수백만 명이 이들의 동영상을 본다. 다양한 국가와 장소에서 연주한 영상은 물론 자신들이 연주한 각 나라의 오르간에 대한 특징을 다큐멘터리 형태로 제작해 작동원리 및 내부 구조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또 톰이 만든 애니메이션과 클래식이 결합된 영상도 볼 수 있다. 조너선은 “유튜브는 전 세계 시청자와 음악, 악기, 공연을 공유할 수 있는 환상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톰은 “디지털 시대 덕분에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을 모든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게 됐다”며 “모두가 온라인에서 이렇게 쉽게 훌륭한 클래식 음악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형제는 실제 공연 역시 “신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기 위해서 편곡 등 변화도 자주 시도한다. 조너선은 “음악은 신선하고 생동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영원히 같은 방식으로만 선보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톰은 “우리가 공연을 즐기고 음악을 연주하면 관객도 그 에너지에 공감하고 그 에너지를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얼마나 많은 새로운 음악이 발견되는지 항상 놀랍니다. 한평생 다 들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음악이 있지만, 우리는 도전하고 있습니다!”(조너선)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조너선이 편곡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 버전을 시작으로 그리그 페르귄트 모음곡 제1번,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 등을 들려준다. 톰은 자신이 작곡한 ‘타임피스’를, 조너선은 형제가 함께 편곡한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추천했다. 톰은 “‘타임피스’는 복잡한 음들이 한데 어우러져 거대한 하모니를 이루며 마무리되는 곡”이라며 “관객들에게 항상 인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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