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유대로 뭉친 이들… 지나친 신뢰로 때론 부작용”[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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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으로 엄마와 아이들은 점점 천연기념물 같은 낯선 존재가 되어 가고, 낯선 존재는 두려운 존재, 더 나아가 혐오하는 존재가 되기 쉽습니다."
5년간 수도권의 한 맘카페를 운영하며 관찰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기록한 책 '맘카페라는 세계'(사이드웨이)의 정지섭 작가는 지난 9일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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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으로 엄마와 아이들은 점점 천연기념물 같은 낯선 존재가 되어 가고, 낯선 존재는 두려운 존재, 더 나아가 혐오하는 존재가 되기 쉽습니다.”
5년간 수도권의 한 맘카페를 운영하며 관찰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기록한 책 ‘맘카페라는 세계’(사이드웨이)의 정지섭 작가는 지난 9일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정 작가는 “두렵고 혐오스러운 ‘엄마’들이 모인 맘카페의 본질을 최대한 그대로 인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 공간이 결국 우리 사회의 단면이고,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이 육아, 생활, 교육, 지역 정보를 비롯해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는 맘카페. 등장한 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으나 공간의 폐쇄적 특성 탓인지 객관적 탐구나 연구는 전무하다. 그러는 동안 맘카페는 갑질과 집단이기주의, 교권 침해와 소아과 줄폐업의 선동자로 여겨지며 비난을 받고 있다. 정 작가도 이러한 시선 탓에 맘카페 운영자라는 사실을 남편 외에는 밝힌 적이 없다. ‘정지섭’ 역시 필명이다.
책은 맘카페가 어쩌다가 그토록 혐오의 대상이 됐는지 면밀히 분석한다. 저자는 맘카페가 엄마들의 동질감과 선의를 기반으로 하기에 공감의 장소이며 비교적 믿을 만한 정보가 오가지만, 역설적으로 지나친 신뢰가 공간을 사적으로 여기게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지적한다. 이는 공간을 개인적으로 이용해 보고 싶은 욕망을 확산시켰고, 그것이 맘카페를 사회로부터 점점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정 작가는 그러나 “맘카페야말로 그 어떤 커뮤니티보다 현실 세계와 긴밀하게 연결된 공간”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번 책을 통해 혐오적인 시선이 완화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책은 정 작가가 출산 후 엄마라는 정체성을 마주하며 혼란을 겪다 맘카페 중독자가 되는 과정, 그리고 장삿속과 정치화가 없는 ‘새로운’ 맘카페를 꿈꾸며 운영자가 되고, 이에 대한 연구서를 쓰기까지를 솔직하게 담았다. 맘카페라는 공간을 입체적이고 다층적으로 들여다보기에 국내 최초의 ‘맘카페론’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내부자의 시선이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저자는 “구성원들의 모든 속사정에 귀 기울이는 운영자만큼 이 공간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없다”면서 “시점의 한계를 인식하며 집필했고, 수십 개의 대표 맘카페들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가장 의식한 것은 맘카페 외부의 사람들입니다. 이 공간을 향한 혐오가 잘 모른다는 것, 즉 무지와 외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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