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해치는 ‘탕후루 정책’(?) [핫이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주장하는 확장 재정을 최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탕후루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한순간은 달콤하지만 결국에는 건강을 해친다며 탕후루의 사례를 든 것이다. 지금 돈을 풀면 당장 총선 표심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경제를 살리는 효과가 불확실하고, 국가채무 누적에 따른 재정 악화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주장을 탕후루에 빗대어 얘기한 것이다.
탕후루의 기원은 800년전 송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황제 광종의 후궁 황귀비는 몸이 허약했는데 한 의원이 산에서 딴 열매와 설탕과 달여 먹으라는 처방을 내린 후 병이 나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백성들 사이에 퍼져 산에서 딴 열매에 설탕을 묻혀 팔기 시작한 것이 시초가 됐다. 맨 앞글자 ‘탕’은 설탕을 의미한다.
탕후루에는 설탕과 물엿이 추가돼서 1개당 칼로리(200kcal 내외)가 일반 과일보다 훨씬 높은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김기현 대표가 ‘나쁜 정책’의 상징으로 중국의 ‘국민 간식’ 중 하나인 탕후루를 거론한 건 적절하지 못했다. 만약 중국 정치권이 한국의 전통식품인 약과나 호박엿을 위해 식품으로 단정 짓고, 나쁜 정책의 대명사로 공식 석상에서 얘기한다면 우리 국민들의 심기도 결코 편하진 않을 것이다. 500개가 넘는 국내 탕후루 전문 매장과 편의점들도 여당 대표의 말 한마디에 졸지에 ‘나쁜 음식’을 파는 ‘나쁜 매장’이 됐다고 하소연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탕후루 제조공장, 가맹점 등 3곳을 대상으로 제조일자 미표시 등 식품위생법 위반을 적발했다. 업체측은 문제점을 인지한 후 곧바로 시정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아예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무설탕후루까지 등장해 ‘노슈가 마케팅’을 펼치는 매장까지 등장했다. 바다를 건너 온 탕후루가 한국에서 이래 저래 수난을 겪고 있다. 유행 음식은 한철이라고 하는데, 탕후루 인기가 국내에서 얼마나 더 지속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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