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중국 막자"…천하의 '아마존과 메타'도 손 잡았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 아마존과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기업 메타가 온라인 쇼핑 시장 확대를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 e커머스 업체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과 메타는 파트너십을 맺고 e커머스 협력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메타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과 아마존을 연결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고, 아마존 계정으로 SNS에 로그인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바꾸는 식이다. 아마존과 메타가 e커머스 협업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메타는 온라인 광고 퀄리티를 개선하고, 아마존은 더 많은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은 앞으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나오는 광고 페이지에서 실시간 가격, 예상 배송비, 제품 세부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며 "SNS를 끄지 않고 아마존에서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협업을 두고 새로운 시장이 개척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e커머스와 SNS를 직접 연결하면 온라인 트래픽이 급증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온라인 광고업체 디스트럽티브 디지털의 최고경영자(CEO) 마우리스 라미는 "광고주들은 두 회사의 파트너십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두 회사의 협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간접적으로 경쟁 관계에 놓여 있어서다. 메타는 SNS 이용자가 플랫폼 안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상점(숍스)'을 운영해왔다. 또 페이스북을 통해 동영상을 보며 실시간으로 구매하는 라이브 커머스도 선보였다.
예상만큼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자 메타는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모두 종료했다. 2021년에는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강화했다. 소비자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길이 막혔다. 맞춤형 광고 콘텐츠로 수익을 내던 메타 입장에선 치명적이었다.
아마존은 이용자들의 소비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 콘텐츠를 선보여 왔다. 제품 검색 목록 상단에 광고를 노출하는 식이다. 실제 아마존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지난해 13.3%에 달했다. 소비자들의 아마존 체류 시간을 늘리려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고 인플루언서도 대거 영입했다. 효과는 미미했다. 기존 아마존 소비자들은 SNS에 관심이 없고, 평소 소비 습관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디지털 광고 사업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자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메타와 손을 잡았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과 아마존을 연계해 제3자 물류(3PL) 매출을 늘리려 했다. 현재 확보한 내부 고객만으로 매출을 늘리는 데엔 한계가 있어서다. 아마존 소매 매출의 60%는 제3자 입점업체로부터 나온다.
두 회사가 손을 잡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다. 중국의 짧은 동영상(숏폼) SNS인 틱톡과 신생 e커머스 테무의 성장세가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틱톡은 1억 5000만명에 달하는 미국 이용자들을 겨냥한 '틱톡숍'이란 쇼핑 기능을 지난 9월 출시했다. 하루 매출이 평균 700만달러를 웃돌고 있다. 테무는 저가 제품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시작했다.
중국 기업이 미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기 시작하자 위협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아마존과 메타가 서로의 강점을 활용해 취약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의 소비자 데이터를 메타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분석해 맞춤형 광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이다.
온라인 광고 분석업체 마켓플레이스 펄스의 CEO 주오자스 카지우케네스는 "두 기업의 파트너십은 서로의 강점이 상호보완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메타 SNS 이용자는 이전보다 빠른 결제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고, 아마존은 더 많은 판매자와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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