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도 떠났다…미-중 ‘갈등의 상징’ 된 이 동물

박세영 기자 2023. 11. 10.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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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상징이자 한때 미중관계 개선에 역할을 했던 '판다'가 미국에서 사라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국립동물원에 임대했던 판다 3마리가 8일(현지시간) 중국으로 돌아갔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대신 대변인은 판다는 "중국민의 우호 사절"이라며 국립동물원과의 협력이 "중국과 미국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우호 관계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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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계약 종료로 3마리 돌려보내…내년엔 美에 한마리도 없을듯
1972년 미중관계 정상화 상징 ‘판다 외교’ 미중 경쟁 심화 속 막 내려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의 덜레스 공항에서 판다 메이셩, 톈톈, 샤오치지를 실은 특별 수송 우리가 중국행 페덱스 화물기에 오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의 상징이자 한때 미중관계 개선에 역할을 했던 ‘판다’가 미국에서 사라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국립동물원에 임대했던 판다 3마리가 8일(현지시간) 중국으로 돌아갔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암컷 메이샹과 수컷 톈톈, 새끼 샤오치지는 이날 트럭으로 덜레스 국제공항으로 이동한 뒤 페덱스 화물기를 타고 중국 청두로 떠났다. 중국에서 자란 메이샹과 톈톈은 2000년 12월 워싱턴의 국립동물원으로 왔고 2020년 8월 샤오치지가 태어났다.

이들은 국립동물원에서 큰 인기를 누렸지만 12월 7일로 임대 계약이 끝나면서 미국을 떠나게 됐다.

지난 9월 28일 판다 모자를 쓴 미국 관광객 가족들이 워싱턴 DC 국립동물원에 있는 판다를 관람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AP 뉴시스
자이언트 판다 톈톈이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스미소니언 국립박물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AP 뉴시스

판다가 워싱턴DC에 처음 온 것은 1972년이다.

당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해 미중 관계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고,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판다를 보고 감탄한 팻 닉슨 영부인에게 판다 임대를 약속했다.

그해 워싱턴DC에 도착한 판다 한 쌍이 큰 인기를 얻자 중국은 미국 다른 지역의 동물원에도 판다를 보냈고 한때 미국에는 15마리의 판다가 있었던 적도 있었다.

판다 임대는 멸종위기종인 판다 보존이 명목이었지만 중국은 이 같은 ‘판다 외교’는 해외에서 중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게 일조해왔다.

자이언트 판다 메이샹과 톈톈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샤오치지가 지난 9월 28일 풀밭에서 뒹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AP 뉴시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임대 계약 종료 등으로 그 숫자가 줄었고, 그 시기가 미중관계 악화와 겹치면서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사라지는 판다가 중국과 미국의 현재 관계를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현재 미국에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동물원에 판다 4마리가 남아있지만, 내년에 임대 계약이 끝나면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판다는 워싱턴DC에 도착한 이래 미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상징이었다"면서 "판다 외교의 시대가 지금으로써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8일 자이언트 판다 메이샹, 톈톈, 샤오치지를 실은 특별 수송 우리가 페덱스 화물기에 실리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DC의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 직원들이 8일 특별수송우리 안에서 이동 중인 판다들을 보살피며 배웅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계약상 판다가 노년에 접어들거나 새끼의 경우 4살 전에 중국으로 돌려보내기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샹과 톈톈은 각각 25, 26살이고 샤오치지는 내년에 4살이다.

국립동물원은 중국 측에 판다 한 쌍을 새로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은 판다 임대 여부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대신 대변인은 판다는 "중국민의 우호 사절"이라며 국립동물원과의 협력이 "중국과 미국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우호 관계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까지도 판다를 외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2019년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러시아에 판다 한 쌍을 임대했고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열린 판다 전달식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했다. 카타르도 작년에 중동국에서는 최초로 판다 한 쌍을 받았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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