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세계 최고될 선수" ML 구단 문의 폭주…'1180억 잭팟' 현실성 있다

김민경 기자 2023. 11. 10.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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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 ⓒ곽혜미 기자
▲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 포스팅 개시를 기다리고 있는 이정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정후(25, 키움 히어로즈)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선수다."

미국 언론이 연일 이정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중견수 보강이 필요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영입해야 할 선수로 이정후를 꼽으면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디애슬레틱은 '중견수는 샌프란시스코가 올겨울 반드시 보강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비시즌에 샌프란시스코가 중견수 영입에 실패하면 숨이 턱 막히게 될 것이다. 케빈 키어마이어는 타석에서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34살이 되고 방망이는 의심을 해봐야 한다. 해리슨 베이더는 올해 타석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이정후는 이번 시즌 발목 부상 여파로 수비 범위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선수'라며 이정후와 계약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 외에도 이정후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꽤 많다. 이정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9일 메이저리그 단장 회의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취재진을 만나 "아마도 메이저리그 구단(30개팀)의 절반 정도가 우리에게 연락을 해왔다"며 이정후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에 자신감을 보였다.

보라스는 "이정후는 중견수라는 프리미엄이 있다. 그는 수비도 잘하고, 알다시피 파워도 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 K-팝을 가져올 수 있다 생각한다"고 어필했다. BTS, 블랙핑크 등 한국 아이돌이 미국에 상상 이상의 'K-팝' 열풍을 일으킨 것처럼, 이정후 역시 아시아 야수가 큰 성과를 거둔 사례가 적은 메이저리그에서 열풍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정후의 타격 재능도 짚었다. 디애슬레틱은 '보라스는 이정후의 매우 낮은 삼진율을 광고했다. 이정후는 (한국에서) 7시즌 동안 3947타석에 들어서면서 383볼넷, 304삼진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미국 언론은 이정후의 몸값을 5000만 달러(656억원)에서 9000만 달러(약 1180억원)까지 예상하고 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5년 5000만 달러, 디애슬레틱은 4년 5600만 달러, 'CBS스포츠'는 6년 9000만 달러를 적었다.

▲ 이정후는 기량뿐만 아니라 젊은 나이도 시장에서의 큰 매력으로 뽑힌다 ⓒ곽혜미 기자
▲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이정후 ⓒ곽혜미 기자

가장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한 CBS스포츠는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9000만 달러 계약에 4년 뒤 옵트아웃을 실행할 수 있는 권리도 주어질 것'이라고 꽤 구체적으로 예상했다. 1억 달러에 가까운 대우가 가능하다는 뜻인데, 9000만 달러는 올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일본이 좌타자 요시다 마사타카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한 금액과 같다. 요시다의 계약 기간은 5년이다. 기간에 따른 보장액은 요시다가 더 높지만, 어쨌든 이정후도 90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능력은 증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가 절반에 가까운 메이저리그 구단 관심을 받는 이유는 젊은 나이와 FA 최대어들과 비교해 저렴한 몸값이다. 이정후는 이제 고작 25살이고, KBO리그에서 통산 타율 0.340을 기록할 정도로 빼어난 콘택트 능력을 자랑한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선도 있지만, 통산 타율 3할4푼을 친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을 고려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으리란 시선도 있다. 또 이정후는 2022년 142경기,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정규시즌 MVP의 영광을 안았다. 검증은 충분히 된 선수인데 외야수 FA 최대어로 꼽히는 코디 벨린저보다는 적은 금액으로 붙잡을 수 있다. 여러모로 끌리는 카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정후는 부상에 의구심을 품는 구단은 몸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쇼케이스도 열려고 한다. 디애슬레틱은 '이정후는 키움이 포스팅 신청 사실을 발표하면 그로부터 30일 동안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이정후는 아직 발목 골절 부상 재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몇 주 뒤에 30일 협상 기간이 열리게 조정할 수도 있다. 이정후는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보라스코퍼레이션 운동 센터에서 3주 정도 훈련을 더 하고, 포스팅 신청을 한 뒤에 쇼케이스를 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이정후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할 당시 모습. ⓒ곽혜미 기자
▲ 이정후. ⓒ 곽혜미 기자

올해 발목 부상으로 86경기에 그쳐 부족했던 평가 기간은 지난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활약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LB.com은 '이정후가 발목을 다친 직후 1년 정도 더 한국에서 뛸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당시 선수와 구단 모두 이를 부인했다. 지난 3월 이정후가 WBC에서 보여준 활약에 아마 감사할 것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3위로 탈락하며 실망감을 안겼지만, 이정후는 고전하지 않았다. 그는 세계 최고 선수들을 만나 타율 0.429, 출루율 0.500, 장타율 0.571를 기록했다. 2루타 2개에 5타점, 1도루도 기록했다'고 설명하며 부상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복수 구단의 관심에도 이정후 영입전을 서두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애슬레틱은 'FA 시장에서는 보통 한 선수의 계약이 다른 선수의 계약에 영향을 주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난다. 자이디 사장은 이정후가 계약 시점을 뒤로 미루는 게 방해가 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했다.

자이디 사장은 이날 "아마도 국내(미국) FA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계약을 빨리 끝낼 준비가 돼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장은 윈터미팅 기간(12월)까지 미뤄져 열릴 것이다. 그러면 국내외 FA들의 계약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정후 계약도 윈터미팅 기간까지는 기다려 봐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후가 얼마나 큰 금액에 사인할 수 있을지, 또 어느 팀에서 뛸 수 있을지는 다음 달은 돼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라스의 설명대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폭발적인 관심이 쭉 이어진다면 9000만 달러 잭팟도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KBO리그 무대를 평정한 이정후는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를 밟기 직전이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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