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빈대와의 전쟁’… 쪽방촌 선제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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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해당 가구의 방제를 마친 방역업체 직원은 "빈대 한 마리를 확인했다"며 "(건물에) 어느 정도 (빈대가) 있는 환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역 쪽방상담소는 서울시와 용산구청, 용산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동자동 쪽방 건물 65개동 내 쪽방을 대상으로 3개 팀으로 나뉘어 빈대 방역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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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천장·장판 밑까지 샅샅이 훑어
이불 하나하나 들추며 고온스팀 분사
市, 5억 투입 예방·방제 등 집중관리
오세훈 “빈대제로 도시로 만들 것”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방역복과 마스크, 방역 덧신으로 무장한 방역업체 직원 2명이 청소기 모양의 고열스팀기를 가지고 주민 박모(70)씨의 한 평(3.3㎡)짜리 방에 들어섰다. 가장 먼저 벽과 천장, 침구와 옷가지, 방바닥과 장판 밑까지 손전등으로 비추며 꼼꼼히 훑었다. 어두운 곳으로 숨어들기 위해 기어가는 빈대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다. ‘빈대 찾기’에 열중하는 동안 예열을 마친 스팀기 온도는 165도까지 치솟았다. 길쭉한 분사기를 통해 각종 집기와 의류, 이불 등을 하나하나 들추고 옮겨가며 스팀을 분사했다. 벽 모서리와 가구 틈, 심지어 벽 옷걸이에 걸린 배낭 내부에도 분사기를 들이밀었다. 고열의 증기로 빈대를 물리적으로 박멸하는 방식이다. 2인1조 직원이 들어서면 가득 찰 만큼 좁은 방이지만 작업에는 15분 이상이 소요됐다.
유호연 서울역 쪽방상담소장은 “빈대가 더욱 확산하기 전에 선제적 방역에 나선 것”이라며 “추후 자원봉사 등을 통해 전체 쪽방을 순차적으로 방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좁은 쪽방 복도에 서서 방역작업을 지켜본 주민들은 대체로 ‘안심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자동에 3년째 거주 중인 박경만(70)씨는 “아직까지 방에서 빈대를 본 적은 없다”면서도 “(방에) 벼룩이 워낙 많아 (퇴치를 위한) 약값이 들고 어디에 어떤 벌레가 있을지 모르는데, 미리 나와 깨끗이 해주니 좋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31일부터 ‘빈대 제로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빈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숙박시설과 목욕장, 찜질방 등 3175곳을 대상으로 침구 세탁, 소독 여부 등 위생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쪽방촌·고시원 등 위생취약 시설은 예산 5억원을 긴급 교부해 빈대 예방과 방제 등 집중 관리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빈대 문제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겠다”며 “반드시 시스템을 안착시켜 빈대 제로 도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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