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필리버스터 철회 불발' 이동관 탄핵 재추진…오늘 방침 확정

민주 "오늘 본회의 열도록 의장과 협의"…성사 미지수
일사부재의 도마에…야 "철회 후 재추진" 여 "철회 못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23.1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전날(9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 철회로 본회의 통과가 불발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재추진한다.

10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원내지도부는 전날 본회의가 끝난 뒤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 처리를 재추진하기 위해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이날까지 본회의를 다시 열자고 요청하기로 뜻을 모았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을 뵙고 72시간 내에 본회의가 열릴 수 있게 강력하게 요청했다"며 "오늘과 내일 주어진 시간 동안 계속 의장과 협의해 본회의가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은 당초 전날 열린 본회의에 보고된 바 있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시점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하는데, 전날 본회의는 당초 13일까지 쉼 없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돼 탄핵소추안 의결도 가능하다는 게 민주당 측 계산이었다.

5일간의 본회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유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 표결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 의사를 철회하면서 본회의는 전날 마무리됐고, 탄핵소추안 처리에 필요한 시간까지 본회의가 열릴 것이란 민주당의 예상은 빗나갔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를 다시 열어 탄핵소추안 의결을 다시 추진한다는 것인데, 김진표 의장이 평소 여야 합의를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 반대 속에서 본회의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이날 본회의 개최가 불발될 경우 민주당은 추후 정기국회 기간 중 이틀 연속 본회의가 열리는 때에 탄핵소추안 상정·처리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경우 '일사부재의'(국회에서 한 번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중 다시 제출할 수 없다) 원칙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두고 여야 간 논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탄핵안이 보고만 됐고 표결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에 부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사부재의를 규정한 국회법 92조는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하거나 제출할 수 없다'고만 규정하고 있는데, 보고된 탄핵소추안을 철회하고 다시 발의하면 일사부재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10일 본회의 개최가) 어려우면 불가피한 경우 (탄핵소추안을) 철회해서 이틀 연속 본회의가 열리는 시점에 다시 추진할 생각"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선 김 의장도 협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72시간이 지나 자동 폐기된 탄핵안은 부결로 간주해 이번 정기국회 내에는 다시 상정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본회의에서 의제가 된(상정된) 의안을 철회할 때에는 본회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국회법 90조2항에 따라 본회의를 열지 않고는 민주당 단독으로 소추안을 철회할 수 없고, 일사부재의 원칙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반 법안 보고는 그냥 보고지만 (탄핵소추안은) 보고하는 순간 72시간이 지나면 자동 폐기라 사실상 상정과 똑같다"며 "일방적 철회는 안 된다. 상정된 것과 같은 효력이 있기 때문에 철회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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