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펩’이라더니, 텐 하흐 어쩌다 이런 꼴 [EPL 와치]

김재민 2023. 11. 10.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김재민 기자]

텐 하흐 감독의 추락 폭이 너무 가파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1월 9일(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FC 코펜하겐과의 '2023-2024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4차전 경기에서 3-4로 역전패했다.

맨유는 전반 라스무스 호일룬의 멀티골로 앞섰지만 전반 42분 마커스 래시포드가 VAR 판독 끝에 다이렉트 퇴장을 받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반 연속 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한 맨유는 후반 24분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추가골을 넣으며 리드를 다시 잡았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골을 추가로 내줘 경기를 내줬다.

이날 패배로 조별리그 4경기 1승 3패 승점 3점이 된 맨유는 A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최종전이 남아있기에 5차전 갈라타사라이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조별리그 탈락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맨유가 부진의 늪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리그에서는 11경기 6승 5패 승점 18점으로 8위, 챔피언스리그는 탈락 위기다. 카라바오컵에서도 이미 탈락했다.

맨체스터 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연속 0-3 완패를 당한 맨유는 지난 주말 풀럼과의 리그 경기에서 1-0 신승을 거뒀지만, 내용 면에서는 호평할 수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맨유는 후반 45분 터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골로 진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은 챙겼지만, 후반전은 풀럼의 일방적인 공세에 가까웠다. 한때 슈팅 숫자가 '더블 스코어'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데뷔 시즌 카라바오컵 우승으로 6년 무관을 끊어내고 프리미어리그 3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달성한 에릭 텐 하흐 감독의 2년 차 시즌이 이렇게 실망스러울 거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다.

텐 하흐 감독은 아약스에서의 뛰어난 성과로 향후 빅클럽 감독감으로 평가돼 왔다.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이변을 창출하며 마테이스 더 리흐트, 프랭키 더 용 등을 배출했다.

이후에도 매년 핵심 선수를 빅클럽에 내주면서도 리그 4연패를 달성하며 재미와 성적을 모두 잡는 수준 높은 축구를 선보였다. 아약스 만의 변칙적인 후방 빌드업과 수준 높은 포지셔널 플레이 공격 전술은 텐 하흐 감독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단 맨유에서는 지난 시즌도 아약스에서만큼 세밀한 축구를 구사하지는 못했다. 평균 볼 점유율 53.8%(6위), 경기당 패스 성공 413.4회(6위), 패스 성공률 82.3%(7위)로 패스 기록은 리그 중상위권 수준이었다. 그래도 부임 첫 해에 전임 감독들의 색채를 모두 지우는 건 불가능하기에 참작의 여지가 있었다.

이번 시즌도 패스 관련 기록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개선이 전혀 되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수비 라인이 내려가고 후방에서 롱패스를 시도하는 등 조세 무리뉴, 올레 군나르 솔샤르 등 전임 감독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전술이 회기하고 있다.

물론 후방 빌드업의 기초가 돼야 하는 수비진에 주전 수비수가 대거 부상으로 이탈한 여파는 있다. 그러나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가 발밑이 약점인 다비드 데 헤아에서 미드필더급 발밑을 지녔다는 찬사를 받던 오나나로 바뀌었기에 빌드업 전술이 더 나빠진 것을 오롯이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대로는 경질 만이 기다린다. 맨유가 첫 공식전 15경기에서 8패를 당한 것은 무려 1972-1973시즌 이후 처음이다. 프랭크 오'파렐 감독은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경질됐다. 리그 기준으로는 첫 10경기에서 5패 이상을 허용한 것은 1985-1986시즌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시즌도 롭 애킨슨 감독이 조기 경질됐다.

주전 선수들이 돌아오면 큰 힘이 되겠지만, 부상자 복귀 소식도 요원하다. 텐 하흐 감독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카세미루가 연말까지 복귀하지 못할 거라고 밝혔다. 개막 2경기 만에 근육 부상으로 이탈한 루크 쇼의 복귀일도 미정이다.

반전의 발판이 보이지 않는 텐 하흐 감독의 맨유 경력이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된다.(사진=에릭 텐 하흐 감독)

뉴스엔 김재민 jm@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