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주고 12주만에 23㎏ 감량, 더 센 비만약 나왔다

최영찬 기자 2023. 11. 10.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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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주목도가 높아진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0일 일라이릴리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8일(현지시각)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성분 테어제파타이드)를 승인했다.

젭바운드가 시장에 나오게 되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장악한 노보노디스크의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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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사진은 젭바운드 제품. /사진=일라이릴리 홈페이지 캡처
세계적으로 주목도가 높아진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도록 돕는 호르몬이다.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 먼저 당뇨치료제로 개발이 진행됐고 최근 뇌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칼로리 소비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약물 농도를 높인 비만치료제로 출시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0일 일라이릴리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8일(현지시각)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성분 테어제파타이드)를 승인했다. BMI(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 성인 중 체중 관련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젭바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젭바운드는 지난해 5월 FDA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받은 마운자로의 약물 농도를 높인 것이다. GLP-1과 혈당과 체중을 줄이는 기능을 하는 호르몬 GIP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젭바운드가 시장에 나오게 되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장악한 노보노디스크의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노보노디스크는 삭센다(성분 리라글루티드)와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위고비의 경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모델 겸 배우 킴 카다시안 등이 사용해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져 수요가 급증해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이다.

올 3분기까지 위고비의 누적 매출은 217억2900만덴마크크로네(4조1248억원), 삭센다의 누적 매출은 86억7400만덴마크크로네(1조6462억원)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약 시장에서 노보노디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8월 기준 94%에 이른다.

일라이릴리는 위고비와 마찬가지로 주 1회 투약하면 되는 젭바운드의 뛰어난 효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평균 체중 109.5㎏의 비만 환자 2519명을 대상으로 젭바운드를 투여한 임상 3상 시험에서 투여 후 12주가 지났을 때 평균 21.1%, 72주가 지났을 때 평균 26.6%의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위고비 임상 3상 시험에서는 68주간 투여했을 때 약 10%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일라이릴리는 젭바운드의 한 달 투약비용을 1060달러로 책정할 예정이다. 위고비의 한 달 투약비용은 1350달러로 젭바운드보다 27.4% 비싸다.



국내는 언제 들어오나


일라이릴리는 연내 미국에서 젭바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에 젭바운드가 출시되려면 약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대부분 FDA 승인을 통해 미국에 먼저 출시한 이후 유럽 의약품청(EMA)의 품목허가를 얻고 나서 다른 국가로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마운자로의 경우 2022년 5월 FDA에서 당뇨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는데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것은 13개월이 지난 올해 6월이다.

일라이릴리의 한국법인인 한국릴리의 한 관계자는 "국내 허가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며 "마운자로의 허가를 변경신청할 것인지, 젭바운드에 대해 새롭게 허가를 신청할 것인지도 미정이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0chan1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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