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놀랍다" 그 국회의원이 칭찬받은 까닭

오문영 기자 2023. 11. 10.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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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를 주최한 의원들이 토론회에 있는 것, 당연한 일이 감사한 일로 여겨지고 있었다.

국회에서 의원 이름을 내건 토론회는 매일 대여섯개 정도 열린다.

법안 발의의 경우 건수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1년 동안 발의한 법안이 10개도 채 되지 않는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국정감사장의 수두룩한 빈자리, 휴대전화를 보며 딴짓하는 의원의 모습은 매해 거론되는 단골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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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SK의 바이오·배터리·반도체 첨단산업 글로벌 경쟁력과 책임경영의 시사점 토론회에서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김병욱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07.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네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SK의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 첨단산업 글로벌 경쟁력과 책임 경영의 시사점' 토론회. 사회를 보던 채주엽 변호사가 덜컥 의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토론회가 시작하고 시간이 꽤나 흘렀음에도 자리를 지켜줘 고맙다는 말이었다. 그는 "국회 토론회에 여러 번 와봤는데 이런 장면은 처음이다.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다녀야 겠다"고 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의원들이 토론회에 있는 것, 당연한 일이 감사한 일로 여겨지고 있었다. 국회에서 의원 이름을 내건 토론회는 매일 대여섯개 정도 열린다. 하지만 직접 가보면 그 의원의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대다수는 토론회 시작 전에 긴 인사말을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사라진다.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들도 있다. 이렇다 보니 토론자들끼리 머쓱잖게 인사를 나누는 일도 흔하게 벌어지곤 한다.

#"상 받았습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언론사나 시민단체에서 소위 '우수의원'을 선정한다. 상을 받은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며 성과를 자평한다. 그런데 평가 기준을 보다보면 의문이 생겨난다. 본회의·상임위원회 출석률, 국정감사 현장 출석률, 법안 발의 건수 등이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었다. 직장인이 출근하듯 국회의원에게 출석이나 법안 발의는 기본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 평가 잣대가 될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가능했다. 본회의 출석율을 들여다보니 20%부터 90%까지 다채로웠다. 가히 줄을 세우면 '성실성 지표'로 사용할 법했다. 법안 발의의 경우 건수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1년 동안 발의한 법안이 10개도 채 되지 않는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국정감사장의 수두룩한 빈자리, 휴대전화를 보며 딴짓하는 의원의 모습은 매해 거론되는 단골 소재다.

칭찬이 부끄러운 곳. 우리 국회의 현 주소다. '일하는 국회'를 캐치프라이즈로 내세우며 국회법까지 바꿨던 21대 국회이기 때문일까. 아쉬움은 더 짙은듯 하다. 이제 여의도 정치권은 또다시 총선 모드에 들어갔다. 의원들은 지역구 행사를 하나라도 더 뛰며 민심 챙기기에 열중하는 분위기다. 과연 '다시 뽑아달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의원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오문영 정치부 기자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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