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통신사 '2위 전쟁' 치열…과기부, 통계 '변경' 방침
KT, 간담회 열고 반박 "휴대폰은 여전히 2위"
과기부, 사람·IoT 회선 구분·집계 방침…시점은 미정
이동통신사의 '2위 전쟁'이 치열하다. 정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회선 통계에서 '만년 3위'로 분류됐던 LG유플러스가 2위로 올라서면서다. 굳건한 1위 SK텔레콤을 제외하고 2·3위 격차가 좁혀져왔는데 9월을 기점으로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KT는 발끈했다. 통계가 이동통신 업계의 사업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KT는 사람 가입자 수로는 여전히 2위라며 통계 개선을 제기했다. 과기정통부는 개선 이유에 공감한다며 사람 가입자와 사물 가입자 수를 분류하는 통계를 조만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통신사 2위 전쟁, 왜 뜨거워졌나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9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통계가 발표됐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 회선은 SK텔레콤이 3116만 8214만개로 멀찍이 앞섰다. 2위는 간 발의 차로 LG유플러스가 차지했다. 1801만 6932개. 그 뒤를 KT가 따라갔다. 1713만 3388개.
만년 3위인 LG유플러스가 2위를 탈환했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 7일 양 사의 3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서도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의 공식 통계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각 회사가 자신들의 기준대로 2위를 거론한 게 아니라 정부의 공식 집계상 2위로 발표된 것이기에 업계에 파급력은 컸다. 2·3위가 바뀐 것은 1996년 LG유플러스 창립 후 27년 만이다.
이례적인 KT의 온라인 기자간담회
KT는 이례적으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예고 없이 30분만에 시작됐다. KT는 무선 통신서비스 회선수를 전체적으로 집계해 순위를 매기는 것은 업계 현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김영걸 KT 커스터머부문 상품기획담당(상무)는 "휴대폰 시장 가입 점유율은 여전히 LG유플러스보다 앞서 있다"며 "사람이 쓰는 회선 격차는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선통신서비스 회선 수는 용도별로 나뉘는데, 크게 △휴대폰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 △사물지능통신(Internet of Things, IoT)으로 분류된다. 휴대폰과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가 사람이 쓰는 회선이고 사물지능통신이 차량 관제, 원격관제 등 사물이 이용하는 회선이다. 김 상무는 "통계에 사물지능통신 가입 회선이 포함돼 이동통신 가입 현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 않다"며 "난해한 부분이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휴대폰 가입 회선만 놓고 보면 SK텔레콤이 2310만회선으로 1위이고 1359만회선인 KT가 2위다. LG유플러스는 1101만회선으로 3위다. KT는 LG유플러스가 IoT 회선을 크게 늘리면서 전체 통계상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IoT는 이용자와 고객특성, 월평균 사용 금액이 다른 별도 시장이라며 현행 분류 체계가 정보 이용자의 해석과 판단에 혼선을 준다고 주장했다.
사업자 전략인데? 통계 세분화 돼 있는데? KT 반박하는 LG유플
LG유플러스는 순위가 뒤집혔다고 정부 기준을 바꾸라고 한 KT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통계는 이미 전체 회선 뿐 아니라 휴대폰, 가입자 기반, IoT 등으로 이미 세분화 돼 있는데다 보지 못하는 상황도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미 구분이 돼 있는데 개선을 뭘 하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정부의 통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지는 사업자마다 다르겠지만, 통계 자체를 부정할 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KT가 LG유플러스에 비해 IoT 시장 경쟁력이 뒤처진 게 드러난 게 아니냐고도 날을 세웠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모든 통신사들이 관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그게 통계에 다 포함됐다"면서 "그걸 지나치게 폄하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너무 그렇게 한다는 건 IoT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비춰질 수 있다"고 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도 지난 7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휴대폰 가입자의 질적 성장과 더불어 알뜰폰 및 사물지능통신 사업의 양적 성장을 위한 가입 회선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며 "무선 가입 회선 수는 커넥티드카 등 사물지능통신 가입 회선 증가로 역대 최고 수준의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정부, 사람·사물 회선 구분 집계 작업 중
정부는 이 같은 업계의 요구들을 반영해 사람과 사물 회선을 구분해 집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통계를 세분화해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게 통계의 목적이기 때문에 사람과 사물 회선을 구분해 집계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적용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계나 회계는 예측 가능성이 생명이다. 어느 시점에 통계를 바꿀 때 과거 수치와 비교했을 때 계속성·일관성 측면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정부는 이 점을 유의깊게 살펴보는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찌됐든 최근 휴대폰 외 이동통신 분야에서 KT가 LG유플러스에 비해 약화된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사람 가입자 쪽이 수익성이 좋아 KT의 억울한 입장이 이해가지 않는 건 아니지만 통계 탓을 할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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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h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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