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가난이 삶의 자양분이었던 아이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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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삶의 방향도, 속도도 달라졌을 것이다.
어두운 길을 밝게 비춰줄 어른이 있었다면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답을 알아냈을 것이다.
이 책은 25년 경력의 교사이자 청소년 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가 10년 동안 정성스럽게 기록한 가난한 청소년들의 성장기이다.
오늘날 많은 한국 청년들에게 청소년기로부터의 자립과 성장은 유예되고 있지만, 무거운 삶의 무게 때문인지 가난한 청소년의 시간은 더욱 더디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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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l 돌베개 l 1만7500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삶의 방향도, 속도도 달라졌을 것이다. 어두운 길을 밝게 비춰줄 어른이 있었다면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답을 알아냈을 것이다. 가난은 그렇게 “한 사람의 영혼 속에 각인된 습속 그 자체”이다. 가난은 힘이 세다. 특히 마음에 생채기가 나기 쉬운 순수한 아이들에게는 더욱 힘이 세다.
이 책은 25년 경력의 교사이자 청소년 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가 10년 동안 정성스럽게 기록한 가난한 청소년들의 성장기이다. 1990년대에 태어나 2020년대에 청년기를 맞은 8명에게도 빛나는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는 혼란스러웠고, 좌절했고, 우울했고, 외로웠다. 오늘날 많은 한국 청년들에게 청소년기로부터의 자립과 성장은 유예되고 있지만, 무거운 삶의 무게 때문인지 가난한 청소년의 시간은 더욱 더디게 간다. 그 시간 속에서 아이들 몸과 마음에 ‘옹이’가 깊게 박힌다.
저자는 냉정하지만 따뜻하게 이들을 응시한다. 사회의 고질적 문제들이 그들 삶의 자양분이 되는 구조적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다. 가난했던 이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를 알아주고 위로해준다. 이들이 왜 장기적 안목을 갖지 못하고, 용감하게 장래 희망을 꿈꾸지 못하는지 이유를 알아봐 준다. 가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학교가 그들 삶에 새로운 중심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스승의 신념도 엿보인다.
책을 읽다보면, 어디선가 지금도 그 시간을 통과하는 이들과 이미 그 시간을 통과한 이들의 눈물과 한숨이 떠올라 마음이 먹먹해진다. 그렇지만 외면할 수 없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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