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단추의 추억/박현갑 논설위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직은 잡고 싶은 가을이다.
목을 강하게 스치는 바람에 스웨터의 단추 세 개를 다 채운다.
맨 위 단추도 잠그니 금세 한기가 사라진다.
단추의 위력이 실감 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잡고 싶은 가을이다. 그런데 아침이면 겨울이 찾아온다. 찬바람에 외투는 물론 목도리까지 두른 사람들이 보인다. 머리는 모자로 덮고, 두 손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종종걸음을 한다. 목을 강하게 스치는 바람에 스웨터의 단추 세 개를 다 채운다. 평소에는 두 개만 채웠다. 맨 위 단추도 잠그니 금세 한기가 사라진다. 단추의 위력이 실감 난다.
예전에 단추를 꿰매 단 적이 있다. 다시 떨어질까봐 단추가 달렸던 자리에 바늘을 넣고 빼기를 반복하며 실로 매듭지었던 기억이 살아난다.
일상은 이런 소소한 움직임의 연속이다. 쓰레기 분리하기, 주기적인 운동, 냉장고 문 꼭 닫기, 문자 메시지 답하기 등 한둘이 아니다. 귀찮다고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집안은 더러워지고 건강은 나빠진다. 음식물은 상하게 되고 인간관계는 무덤덤해진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재미없지만 거를 수 없는 활동이다.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심신을 달래는 평범하지만 편안한 일상이 쌓여 인생은 익어 간다.
박현갑 논설위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회식서 여직원 가슴 터치·허벅지 만지작”… 해고는 피해자가 당했다
- “지하철 탔더니 빈대” “쥐 꿈틀” 사진…대중교통 괜찮나
- 경찰서에서 ‘전 연인’ 전청조씨 마주한 남현희씨의 첫 마디
- 조국 “앞으로 열심히 살아보겠다”…양산 평산책방서 文과 포옹
- 무차별 폭행당하던 10대 여학생 구한 의인, 현직 교수였다
- 허리케인 쑥대밭 된 멕시코서 아기에게 모유 수유한 여경, 특별승진
- 대형 유튜버 ‘뇌진탕’ 실신…한쪽 눈 실명됐다
- “남편이 안방에 무단침입” 고소당한 50대… 1심 징역형→2심 무죄
- 소개팅 앱으로 만난 남성 7명 속여 30억 ‘꿀꺽’… 간큰 40대 여성 구속
- “학생, ‘공부 잘하는 약’ 있어요”…알고보니 마약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