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최적의 재배 환경… 스마트팜으로 미래 농업 연다

안소희 기자 2023. 11. 1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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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미래다] 그린플러스
천창 개폐장치-근권부 냉난방장치 등
자체 기술로 작년 매출 830억 기록
적도-사막 지역 등에서 효용성 높아
일본-아랍에미리트 등 수출 본격화
충북 충주의 오이농장 스마트팜(프레팜) 내부.
스마트팜은 스마트와 팜의 합성어로 농업에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첨단 산업이다. 기후 위기와 환경 재앙,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인류가 식량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미래의 식량난을 타개할 대안으로 평가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최적의 농작물 재배 환경 조성으로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에너지 절감 등 경제적 효용성도 높기 때문이다. 농작물을 재배하고 생산하는 데 자연재해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병충해 및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해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최근에는 농업뿐 아니라 축산업, 수산업, 임업으로 스마트팜이 확대되고 있다.

그린플러스는 스마트팜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에 80만 평(약 265만 ㎡) 이상의 스마트팜을 보급했으며 최근에는 태국(2022년)과 호주(2023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카자흐스탄, 엘살바도르에도 그린플러스의 스마트팜이 보급돼 있다.

그린플러스의 스마트팜 보급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알루미늄 압출 제품을 생산하던 기술과 경험이 첨단 유리 온실 보급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초기에는 한국보다 일본 시장에 주력했다. 국내에 첨단 원예 농법이 도입되기 시작했지만 아직 스마트팜이 정착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되지 않았었다.

국내에 본격적으로 스마트팜을 보급하기 시작한 건 2015년부터다. 귀농귀촌 인구의 증가와 청년 농의 등장, 해외 사례가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권혁모 프레팜 대표가 오이를 정식하고 있는 모습.
경기도 화성에 있는 3만 평 규모의 ‘동부팜화옹’(토마토), 충남 논산의 ‘팜팜’(8000평, 토마토), 부여의 ‘리우’(4500평), 충북 충주의 ‘프레팜’(4000평, 오이) 등이 그린플러스가 보급한 대표적인 스마트팜이다.

2022년에 완공된 20.1㏊(헥타르) 규모의 경남 스마트팜 혁신밸리(밀양시 삼랑진읍 임천리 일원)도 그린플러스의 작품이다. 강원도 평창, 충북 제천, 경북 상주 등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스마트팜 임대 농장에도 그린플러스의 기술과 노하우가 들어가 있다.

귀농귀촌하는 청년들을 위한 스마트팜도 보급하고 있다. 이는 정부 핵심 과제인 혁신밸리와 함께 국내 스마트팜 확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산 팜앤조이(1370평), 평택 디디팜(2370평), 보령 그린몬스터즈(1400평), 김제 스마일팜(4000평), 상주 오이 온실(1700평) 등 각 지역에 청년 스마트팜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처럼 그린플러스가 지금까지 국내에 보급한 스마트팜은 약 30만 평에 이른다.

평택 케이팜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모습.
경기도 평택에서는 딸기 농장 스마트팜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충남 당진에서도 5000평 규모의 장어 양식 단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의 엽채류 스마트팜 준공도 앞두고 있다. 스마트팜을 직접 설치, 운영하며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작물을 재배하며 각각의 농작물에 최적화된 스마트팜을 개발하고 보급한다.

이런 노력으로 천창 개폐 장치, 순환 여과 장치, 근권부 냉난방 장치, 업다운 시스템, 자동 선별 시스템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켰으며 스마트팜 기업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그린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은 약 830억 원이며 1000억 원 돌파도 멀지 않았다.

천창 개폐 장치는 환기율을 60%까지 높여 주며 방충망 설치를 통해 병충해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해 시공이 간편하고 가볍다. 근권부 냉난방 시스템은 냉수와 온수를 재배 작물의 뿌리 주변으로 흐르게 해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최적의 온도를 구현한다. 시설 전체가 아닌 근권부 냉난방을 통해 에너지 사용을 대폭 절감하고 작물의 성장률을 극대화한다. 그린플러스의 기술이 집약된 첨단 시설이다.

금정현 그린플러스 전무는 “스마트팜 시설이 발전할수록 근권부 제어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근권부 제어를 통해 작물의 상태를 체크하고 모니터해 최적의 재배 환경을 구축하고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AI)이 모든 것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팜은 적도나 사막 등 농업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에서 오히려 효용성이 높다. 첨단 시설과 장비가 기후나 토양의 영향에서 벗어나 최적의 농작물 재배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태국이나 호주에서 스마트팜이 각광을 받는 이유도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농작물을 재배하고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금 전무는 “대형 산불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많은 호주에서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호주를 비롯한 오세아니아와 동남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논산에 있는 스마트팜 ‘팜팜’.
토양이 다르고 기후 조건이 다른 노지에서 생산된 농작물은 맛과 품질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지역에 따라 맛 좋고 품질 좋은 농작물이 생산되기도 하지만 푸석한 식감에 영양가도 떨어지는 농작물이 생산되는 지역도 있다.

스마트팜은 이런 차이를 극복하고 맛 좋고 품질은 우수하며 영양가도 높은 농산물을 균일하게 생산할 수 있다. 균일한 조건, 균일한 환경을 갖춰야 균일화된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스마트팜은 ‘식물 공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정한 시설 안에서 빛과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제어해 지역과 자연환경의 제약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농작물을 생산하는 식물 공장은 인류가 직면한 식량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린플러스는 수직 재배 기술을 개발해 도입하는 등 식물 공장 보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팜의 궁극적인 목표로 여겨지는 사막형 스마트팜 개발 사업에도 착수했다.

박영환 그린플러스 대표는 “스마트팜 시공뿐 아니라 작물 재배, 가공, 유통까지 영역을 확대해 명실상부한 종합 스마트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제작지원: 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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