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가시티 논의의 핵심은 지역 살리기 방안이다

2023. 11. 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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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을 앞두고 메가시티 논란이 뜨겁다.

비수도권이 반발하자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도 거점별 메가시티를 키우겠다며 부산 중진 국회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뉴시티'든 '메가시티'든 '메가 서울'이든 표현은 달라도 서울 덩치를 키우자는 뜻은 같다.

정말로 지역별 거점 메가시티를 만들고 싶다면 안 그래도 비대한 서울이 아니라 빈사 상태인 지역을 어떻게 살릴 지부터 고민하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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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키우기’에 ‘부산도 키우자’ 가세…빈사 상태 방치 땐 국가 존망 기로에

22대 총선을 앞두고 메가시티 논란이 뜨겁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경기도 김포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특별법까지 만들겠다고 공언하면서다. 비수도권이 반발하자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도 거점별 메가시티를 키우겠다며 부산 중진 국회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경기도에선 고양 광명 구리 등도 서울로 합치자는 요구가 쏟아지고, 부산에선 김해와 양산을 편입시켜 ‘메가 서울’에 대항하는 ‘메가 부산’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뉴시티’든 ‘메가시티’든 ‘메가 서울’이든 표현은 달라도 서울 덩치를 키우자는 뜻은 같다. 메가시티를 지방에도 세우자는 건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물타기일 뿐이다.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구 감소다. 그 중심에 수도권 집중화가 있다. 서울 면적은 부산보다 작다. 그 좁은 땅에 부산 인구의 3배 넘는 사람이 산다. 수도권에는 나라 인구 절반 이상이 모여 있다. 선진국 어디에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부산 울산 경남에선 지난 10년간 20대 청년 20만 명이 고향을 떠나 수도권에 둥지를 틀었다. 과도한 경쟁에 몰린 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바람에 국가가 존망 기로에 섰다. 이런 상황에 서울을 더 넓혀 사람이 더 몰리게 하자는 게 ‘메가 서울’ 발상이다.

국민의힘은 실현 직전까지 갔던 부울경 메가시티(특별연합)를 무산시킨 장본인이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단체장 3인이 관련법까지 만들어 올해 1월 출범을 앞두고 있었다. 성사가 됐으면 전국 최초 사례였다. 그런데 새로 선출된 부산시장 울산시장 경남지사가 9부 능선에 있던 메가시티를 무위로 돌려 버렸다. 그래 놓고 추진한다는 게 특별연합보다 훨씬 어려운 부산·경남의 행정통합이고, 실체가 희미한 부울경 초광역경제동맹이다. 그나마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지역 여론이 나빠 사실상 중단 상태이고 초광역경제동맹만 꾸역꾸역 절차를 밟아나가는 모양새다. 여당이 띄운 지역별 메가시티가 진정성을 의심받는 이유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주변 도시 일부를 편입시키는 지금의 메가시티와 지자체간 특별연합체였던 그때의 메가시티는 다르다고 항변한다. 형식상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부산과 서울의 여건이 같은가. 수도 서울이 위성도시를 합치려고 하면 해당 지역의 큰 반발 없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도시 위상이 올라가고 부동산 가격 메리트가 높아지기 때문에 흡인력이 충분하다. 반면 부산은 서울 만한 매력이 없다. 통합의 실효성이나 이득을 따지는 김해와 양산의 단체장과 주민의 자발적인 호응을 유도하기 쉽지 않다. 국민의힘이 말하는 주변 편입형 메가시티는 중심 도시가 충분한 규모와 힘을 가졌을 때 실현 가능하다. 정말로 지역별 거점 메가시티를 만들고 싶다면 안 그래도 비대한 서울이 아니라 빈사 상태인 지역을 어떻게 살릴 지부터 고민하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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