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현의 예술여행] [4] 영국 런던의 프레디 머큐리 자택 ‘가든 로지’
이른바 어렸을 때 ‘꽂힌’, 혹은 관심을 가지고 들었던 음악이 평생 지속된다고 들었는데, 나이가 든 요즘 그 말을 실감한다. 나의 경우에는 록그룹 퀸(Queen)의 음악이다. 처음 입문했을 때는 여전히 퀸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을 때였다. 여전히 인기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를 비롯해서 ‘위 윌 록 유’ ‘위 아 더 챔피언’ 등 명곡들도 좋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곡들도 주옥같았다. 입문 후 그들의 과거 음반을 찾아 들으면서 나름 원대한 꿈을 꾸었다. 대학생이 되면 퀸의 공연을 실제로 보러 가겠노라는 꿈이었다(1986년 ‘매직 투어’ 이후,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에이즈 발병으로 투어 공연을 멈춘 상황이었지만, 인터넷도 없던 그 시절 알 길이 없었다). 1991년 ‘이뉴엔도’ 앨범을 발매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프레디 머큐리가 에이즈에 걸렸음을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그다음 날 타계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대학 입시를 치르기 며칠 전이었다. 이후 그의 집 ‘가든 로지(Garden Lodge)’ 앞 담벼락이 수많은 팬들의 추모 낙서들로 가득 차 있던 풍경을 한참 후 영상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결국 공연은 보지 못했지만, 여전히 ‘극성 팬’으로서 퀸의 음악을 즐겨 듣던 중, 영국 런던에 한동안 체류했던 때가 있었다. 이 기회를 빌려 런던 사우스 켄싱턴에 위치한 프레디 머큐리의 집을 찾았다. 담벼락의 낙서를 쓴 팬들처럼 나 또한 그의 집 앞에서 일종의 ‘추모’ 시간을 갖고 싶었다. 프레디 머큐리의 집은 사후 과거 ‘여사친’이었던 메리 오스틴이 상속을 받았다. 과거 뒤덮여 있던 담벼락의 낙서는 모두 지워졌는데, 그래도 드문드문 남은 과거 낙서의 흔적이 이곳이 프레디 머큐리의 집이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조용한 봄날의 오후였다. 이어폰으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들으며 개인적인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얼마 전 메리 오스틴이 ‘가든 로지’에 보관하고 있던 프레디 머큐리의 유품들을 경매에 내놓아 판매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작곡할 때 사용했던 피아노와 악보 등 한자리에 있던 기념비적인 유품들이 경매를 통해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퀸의 남은 멤버들은 이런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렇게 하나의 시대가 흘러감을 느낀다. 신이시여, 아름다운 음악들을 지켜주소서. 가드 세이브 더 ‘록그룹’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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