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경기북부도지사 선거, 정당의 셈법은
최근 ‘김포시 서울 편입’·‘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 뉴스를 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27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제5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를 요청했다. 내년 2월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21대 국회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것이다.
그동안 경기 북부지역을 독립시키자는 주장은 여러 차례 나왔지만 이처럼 현직 경기도지사가 직접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실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그럼 여기서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경기북부도지사 선거를 한다면 ‘어느 정당이 유리한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최근 도지사 선거를 살펴보자. 김동연 지사는 총 282만7천593표를 받아 281만8천680표를 받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단 8천913표 차로 제치고 도지사로 당선됐다. 이 중 북부지역(고양·구리·남양주·동두천·양주·의정부·파주·포천·가평·연천)만 놓고 보면 김동연 지사는 72만3천189표를, 김은혜 후보는 73만2천113표를 얻었다. 북부도지사 선거를 따로 했다면 국민의힘이 북부도지사를 차지할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남부지역만 놓고 보면 김동연 지사와 김은혜 후보의 격차는 조금 더 벌어진다.
문재인 정부 초기 치러진 제7대 지방선거의 경우 민주당 바람이 불면서 경기도지사 선거 역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에게 120만표 이상 앞서며 압승, 이때 북부지역 역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많은 표를 던졌다.
2014년 치러진 제6회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가 흥미로운데, 당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는 252만4천981표를 얻어 248만1천824표를 얻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를 4만3천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이 선거를 남북으로 나눠 보면 남부지역에서 김진표 후보가 187만표를, 남경필 후보는 185만표로 김진표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었다. 북부지역에서는 남 후보가 67만표를, 김 후보가 61만표를 얻었는데, 결국 남 후보는 북부지역의 지지에 힘입어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것이다.
물론 선거는 인물과 정책이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 이러한 예전 선거 분석은 하나의 참고 자료일 뿐이다. 그렇지만 예전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민주당의 경우 남부지역과 북부지역을 분리해 선거를 치르면 남부지역은 비교적 수월한 지역으로, 북부지역은 힘들지만 해볼 만한 지역으로 분류될 수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북부지역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지역으로, 남부지역은 험지로 분류될 수 있다.
김동연 지사는 정치권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분도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선거 셈법은 조금 복잡할 듯하다.
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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