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서

경기일보 2023. 11. 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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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여 스님 보리선원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채워지지 않는 마음을 항상 밖에서 구하려고 한다. 남과 비교하고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속상해하기도 하고 자기를 헛된 욕망으로 치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의 지위, 신분, 재물 등으로 과시하기도 하고 부와 명예만을 좇다가 인생을 허비하게 된다.

‘백유경’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그 부인은 매우 아름다웠으나 코가 못생겼다. 그는 밖에 나가 다른 사람 부인의 얼굴이 아름답고 특히 코가 매우 예쁜 것을 보고 생각했다. ‘지금 저 코를 베어다 내 아내의 얼굴에 붙이면 얼마가 좋을까?’ 그래서 그는 곧 남의 부인의 코를 베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급히 부인을 불렀다.

“빨리 나와 보세요. 당신한테 좋은 코를 주겠어요.” 부인이 나오자 그는 곧 부인의 코를 베어 내고 남의 코를 그 자리에 붙이려 했으나 코는 붙지 않았다. 그는 부인의 코를 잃어버리고 큰 고통만 주게 됐다.

이 이야기는 ‘부인의 코를 자른 남편’이라는 이야기인데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한 내용이다. 끊임없이 밖으로 치닫는 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이 담긴 글이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남과 비교하며 아름다움을 좇는다면 틀림없이 낭패를 볼 것이다.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은 한계가 있다. 아무리 주름을 없애고 예쁘게 보이려고 성형을 하더라도 내면이 아름답지 못하면 끝내 아름다울 수 없다. 외면의 아름다움은 세월이 흐를수록 변화하기 때문에 지속되기 어렵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빛을 발하고 아름답다.

내면의 아름다움은 어떻게 가꿀 수 있을까? 맑고 청정한 마음, 이익되고 참된 말, 바르고 선한 행위를 통해 단련할 수 있다.

마음이 아름답지 못한 사람은 밖으로 드러나는 말씨와 행위도 아름답지 못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마음이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은 밖으로 드러나는 말씨와 행위도 아름답다. 지금 거울을 한번 보자. 얼굴 표정이 어떤지, 어떤 주름이 많이 생겼는지, 화내고 찡그리는 모습인지 밝게 웃는 모습인지, 슬프고 우울한 모습인지....

스스로 거울을 볼 때마다 자신의 외면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된다. 숨길 수 없는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게 되기 때문에 약간의 두려움도 느낀다. 남에게는 즐거운 척, 아닌 척하면서 자신을 감추고 속일 수 있지만 진짜 나의 마음을 속일 수는 없다. 밖으로 보이는 자신의 모습만 아름답게 치장하지 말고 내면의 거울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보고 점검해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내면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점점 키워 나가는 사람은 언제 어느 순간에도 솔직하고 당당하다. 그 어떤 것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다. 자기 자신이 아름다운 매력과 개성이 있는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고 가는 길을 뚜벅뚜벅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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