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동연 “(정부 재정 운용) 중학교 수준”/도의회 국힘 무능이 초래한 혹평이다
경기도 확장재정이 토론됐다. 8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다. 국민의힘 도의원이 문제점을 지적했고 김동연 도지사가 답변했다. 2024년 예산은 총 36조원이다. 올해보다 6.9% 늘어나 역대 최대다. 정부·서울 예산은 다 줄었다. 그런 만큼 관심이 큰 사안이다. 경기도 확장재정을 향한 기대는 크다. 옮고 그름의 판단이 아니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던진 결단이다. 잘돼야 한다. 성공해야 한다. 그런 만큼 면밀한 분석과 철저한 견제도 필요하다.
그래서 봤는데 기대 이하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나섰다. “내년 세수를 15조1천억원으로 설정했는데 장밋빛 미래, 긍정적 예측 아닌가”. 김 지사가 “통계와 분석을 통해 합리적으로 했다”고 답했다. 의원이 다시 “미래세대에 부담, 빚을 전가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김 지사는 “재정만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런 질의도 있었다. “정치적 행보 아니냐”. 김 지사는 “(정부에) 충정에서 드리는 말”이라고 했다. 새롭지도, 철저하지도 않다.
김 지사도 요즘 윤석열 정부 재정기조를 비판하고 있다. 그 속에 있는 ‘김동연 방식’을 보자. ‘경제성장률 1.4% 전망, 소상공인 폐업 신청 50% 이상 증가, 중소기업 대출연체율 2배 증가’ 등을 전제한다. 확장재정의 성공 사례도 설명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확장재정의 예다. 두 차례 추경과 수정 예산으로 6% 성장률을 이뤘다. 대표적 항목도 특정한다. ‘지역 화폐 예산 폐지’다. 이에 비하면 경기도의회의 질의는 너무 두루뭉실하다.
듣기 민망한 부분도 있었다. “돈을 풀겠다는 것은 재정 만능주의”라고 도의원이 따졌다. 그러자 김 지사가 “돈을 풀 때는 풀어야죠. 재정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보세요”라고 훈계했다. 훈계 맞다. 중앙정부를 거론하며 비슷한 면박을 하는 듯한 대목도 있다. “중앙정부의 축소재정은 지금 경제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중앙의 재정 운용은 중학교 수준”이라고 했다. 둘 다 적절한 답변은 아닌 듯싶다. 그렇다고 이런 표현에 의미를 둘 일은 아니다.
시급하고 중요한 건 경기도의회 수준이다. 경기도가 36조원의 공룡 예산을 넘겼다. 이걸 도의회, 특히 야당이 받았다. 철저한 분석과 구체적인 지적의 시간이다. 이런 견제가 있어야 경기도 재정이 건전해진다. 그런데 8일 질의는 그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 ‘예산 전문가’ 도지사에 버거워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36조원은 엄청난 예산이다. 믿는 도민만큼이나 불안해하는 도민도 많다. 그들에게 어떻게 보였을까. ‘뭘 묻고 따졌는지’ 모를 질의로 비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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