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 가자지구 북부에서 매일 4시간씩 교전중지하기로”

백악관 “오늘부터 이행…중지 기간에 군사작전 없을 것”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

미국 백악관은 9일(현지 시각)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이날부터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하루 4시간씩 교전을 일시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정부가 이스라엘에 3일보다 더 긴 교전 중지를 요구했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의 ‘일시 휴전 중지’ 제안을 거부해왔던 이스라엘이 일종의 타협안을 내놓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4시간 (교전) 중지 프로세스가 오늘부터 시작되는 것에 대해 우리는 기쁘다”며 “우리는 이스라엘로부터 이 중지 기간에 이 지역에 군사 작전이 없을 것이라고 들었으며 이는 오늘부터 실행된다”고 했다.

그는 이날부터 가자지구 북부에서 시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두 개의 통행로가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커비는 “첫번째 통행로는 지난 며칠간 4~5시간 동안 열렸고, 수천명이 주요 작전지역에서 벗어나 보다 안전한 남부 지역으로 갈 수 있도록 했다”며 “해안을 따라가는 두 번째 경로도 (열려) 수천명을 남부지역으로 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일시 중지 기간 가자 주민들은 위험에서 벗어나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고, 인질을 구출하는 시간도 주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의 군사 작전이 아니다. 이스라엘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며 “이스라엘은 국제법을 전적으로 준수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같은 중단이 민간인들이 전투 행위로부터 더 안전한 지역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돕는 올바른 방향의 조치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분명히 우리는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 이것이 계속되기를 원하지만, 이스라엘이 이것을 멈출지 얼마나 지속할지에 대해 정확한 날짜를 제공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일리노이주에서 열리는 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휴전 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없다. 가능성이 전혀 없다(None, no possibility)”고 밝혔다. 이날 결정된 인도적 목적을 위한 일시 교전중지가 정식 휴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바이든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사흘간의 ‘인도적 교전 중지’를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며 “나는 사흘보다 더 긴 교전 중지를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교전 중지를 거부해왔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인도적 교전중지 제안을 받아들이기까지) 내가 희망한 것보다 좀 더 긴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미군이 전날 시리아 내 군사시설을 폭격한 데 대해 만약 다시 이란혁명수비대(IRGC) 및 그와 연계된 군사시설을 타격해야 한다면 재차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