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빈대 출몰 소식에 공항서 빈대 검사 나선 홍콩

전국에서 빈대가 출몰하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시메트로9호선 김포차량기지에서 방역 업체 직원들이 지하철 의자에 대해 고온 스팀 청소 및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에서 빈대가 출몰하고 있다는 소식이 홍콩에까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홍콩 보건 당국이 한국에서 빈대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항에서 검사를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9일(현지시간) 홍콩의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홍콩 식품환경위생서는 공항에서 여행객을 상대로 빈대 관련 교육을 강화했으며 보건 관리들과 함께 공항과 항공기의 위생 환경에 관계자들이 주의를 기울이도록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항공 여행객을 대상으로 빈대에 관한 안내 책자를 배부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리비 리 홍콩 보건차관은 한국 여행객들에 의한 빈대의 홍콩 유입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도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리 차관은 "의학적 관점에서 빈대는 인체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이것은 해결해야 하는 위생의 문제"라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 빈대가 출몰하는 가운데 배재대가 대학 국제언어생활관 내 학생 거주 공간과 샤워실, 화장실, 인터넷 카페 등에 대해 예방 소독과 방역을 하고 있다. 배재대 제공. 연합뉴스

최근 홍콩 매체들은 한국에서 빈대가 출현한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SCMP는 홍콩 공항에서 한국행 여행객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전하면서 "홍콩인들이 한국 내 빈대 출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살충제와 조명, 소독제로 무장한 채 여행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홍콩에 빈대가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는 홍콩인들의 인기 여행지인 한국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최소 33건의 빈대 발생 보고가 나오면서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공항에서 만난 많은 한국행 여행객들은 빈대에 대한 저마다의 대응책을 들려주면서 빈대가 들끓을 것에 대한 우려를 떨쳐냈다"고 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생일을 맞아 한국에 간다는 갠(31) 씨는 SCMP 인터뷰에서 6일간 차를 빌려 여행하며 사람들이 붐비는 데는 피할 예정이라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예방 차원에서 살충제와 조명을 준비했다는 그는 "홍콩에 돌아오면 입었던 옷을 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집에 갈 것"이라고 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