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증 가득 담은 KBS 50살 생일선물 '고려 거란 전쟁'...출정식 마쳤다(종합)
최수종, 김동준, 지승현, 이시아 등 참석
11일 오후 9시 25분 첫 방송
(MHN스포츠 정승민 기자) KBS의 50살 생일 선물 '고려 거란 전쟁'이 출사표를 쓰며 출정을 알렸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 KBS2 새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은 전우성 감독, 김한솔 감독, 김동준, 지승현, 이시아, 하승리, 최수종이 참석했으며 진행은 윤인구 KBS 아나운서가 맡았다.
'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먼저 인사말에 나선 김덕재 부사장은 "저희 드라마는 KBS로서 뜻깊은 드라마다. 올해 KBS 공영방송이 출범한 지 50주년 되는 해인데, 여러 프로그램들을 1년 동안 해왔지만 대미를 장식하는 프로그램으로 새 대하 사극을 선보이게 됐다"며 'KBS가 1년 동안 많이 어려웠음에도 열심히 준비했고 기존 대하사극보다 더 많은 제작비를 투입했다. 사극에 대한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새 대하드라마를 내놓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우성 감독은 "반만년 동안 강대국 사이에서 이 땅을 지키며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온 국민이 함께 보면서 지금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 조상들처럼 잘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담을 수 있는 드라마다. 정성껏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전 감독은 고증에 특히 신경 썼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거란 쪽도 비중 있게 등장하는데, 저희가 제일 신경 쓴 부분이다. 보통 털가죽 입고 도끼를 휘두르는 야만적인 국가라고 생각하시는데, 준비해 보니까 유학과 불교를 받아들인 나라고 야율융서도 거란 역사에서 제일 뛰어난 황제로 평가받는 인물"이라며 "그리고 조사해 보니 거란군은 송나라의 규격화된 갑옷을 착용했다. 내부적으로는 거란군이 고려군과 차별화가 안 된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실제 고증에 맞춰 군복을 입혔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그렇다면 이번에 고려를 시대적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전 감독은 "2020년에 기획할 당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일단 조선시대는 아니었으면 했다. 보통 조선시대를 들여다보면 훌륭한 사람들이 좋은 뜻을 갖고 뭔가를 하다가도 안타깝게 좌절된 이야기들이 다수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멋지게 성취했던 고려 전기 이야기를 보여주며 현재의 우리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투 연출을 맡으며 전 감독을 도운 김한솔 감독은 "KBS가 50살 생일을 맞았다. 50배 더 재밌게 만들려고 노력했고 50배 더 수신료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열심히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고종, 순종, 최수종이라 불릴 만큼 대하사극의 대가로 불리는 최수종은 극 중 강감찬 역으로 '고려 거란 전쟁'에 합류다. 그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말에 "사극은 대왕의 꿈 이후 10년 만인 것 같은데, 대본을 보고 내가 아니면 강감찬을 또 누가 하랴 싶었다"며 "60~70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을 이제 나이가 비슷해진 내가 해야겠다 욕심이 나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최수종은 KBS 대하사극의 대표 얼굴로 수년간 분하며 어느덧 촬영 현장에서 최고참이 됐다고 밝혔다. 최수종은 "옛날에는 대하드라마에서 거의 막내였는데, 이번에는 제가 제일 어른이 됐다. 저보다 선배가 없어서 제가 움직이면 후배들이 다 일어난다"며 "후배들과 대하드라마를 함께하면서 NG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단순히 미안하고 그런 게 아니라 후배들이 함께 하면서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수종은 지난 8일 방송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었는데, 방송에서 편집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최수종은 "제가 출연했던 사극 시청률을 모아놓고 순위를 매겼었는데, 10등 했던 방송이 40%대더라. 물론 지금은 방송 플랫폼이 달라져 그렇게 나올 수는 없지만 소망한다면 고려 거란 전쟁이 10위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극 중 고려 황제 현종 역으로 분하는 김동준은 전역 후 첫 복귀작으로 '고려 거란 전쟁'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에 관해 김동준은 "전역 후 살면서 가장 열정이 가득 차 있던 시기에 이 작품을 만났다. 장군으로서 큰 획을 한 번 그어보겠다고 했는데 대본을 보니 현종 역이더라. 부담감을 가진 상태로 역사서를 찾아보며 조사해 보니 현종을 연기할 수 있게 제안해 주신 게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극 장르에 부담감은 없었냐는 물음에 김동준은 "부담감은 어떤 일을 하든 갖고 있는 것 같다. 고려 거란 전쟁 대본을 받고 읽으면서 현종이라는 인물을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부담이 시작됐던 것 같다"면서도 "부담감을 넘어서 이 배역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을 뵙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열정과 부담감을 잡아갔는데, 현종이라는 인물 자체가 굉장히 큰 왕관의 무게를 버티며 성장했을 정도로 삶 자체가 부담이었다. 그러다 강감찬이라는 인물을 만나서 함께 견고해지는 성장의 모습을 보면서 부담감을 개인이 아니라 드라마 안에서 함께 풀어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최수종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김동준은 "함께 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고민할 게 없었다. 가장 큰 선생님이자 조력자, 아버지 같은 분이다. 최수종 선배 앞에서는 제가 분명 황제인데도 두 손을 다소곳하게 모으게 되더라. 질문도 많이 했었는데 극 중 인물로서도 대답해 주시고 김동준이라는 사람으로서 살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해 주신 최고의 아버지이자 선배님"이라고 호평했다.
고려의 숨은 영웅 양규는 최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최악의 악'을 비롯해 MBC '연인'을 통해 활약하고 있는 지승현이 맡았다. 지승현은 "대본 받았을 때 부담보다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규라는 인물에 대해 스스로 잘 모르고 있더라"며 "가장 암울했던 시기에 없어질 수 있었던 고려라는 나나를 구하셨던 용장 중 한 분이다. 이 드라마를 통해 양규 장군이라는 인물과 그의 업적을 모두 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배우와의 호흡에 관해서는 "최수종 선배는 다섯 신 정도밖에 못 뵀고, 폐하는 한 신밖에 못 만난다. 양규 장군은 외롭게 전방에서 전쟁하셨던 분이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끝으로 전우성 감독은 "촬영은 절반 정도 했다. 배우들 연기 보면서 전쟁을 체험하고 있고, 촬영하면서 평화의 소중함을 느끼고 여러 번 눈물이 났다. 역사가 가진 빛나는 서사의 장점은 우리가 지키는 싸움을 했던 것이고, 이걸 통해 우리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를 만들어 냈다는 것에 있는 것 같다. 드라마 즐겨주시고 함께 평화의 소중함, 이걸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풍성하게 나누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시청을 독려했다.
한편, KBS2 새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은 오는 11일 오후 9시 25분 첫 방송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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