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험지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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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4월, 노무현 국회의원 후보는 16대 총선에서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서울시 종로구 공천을 거절했다.
보수 진영에선 이정현 전 국회의원의 전라도 험지 출마가 유명하다.
요즘 여야를 막론하고 내년 총선 험지 출마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도 국민의힘보다 더 많은 다선의원을 험지로 보내는 '내 살 깎기'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를 포함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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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4월, 노무현 국회의원 후보는 16대 총선에서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서울시 종로구 공천을 거절했다. “지역주의 벽을 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부산 북·강서을 지역구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결과는 낙선이었지만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유리한 지역을 버리고 험지에 도전해 자신의 정치적 철학을 실천했다. 패배했으나 정치 인생에서 실패는 아니었다. 선거 후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통해 노사모를 조직하였고, 이후 노무현은 ‘바보’라는 별명을 얻었다. 노사모는 노무현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 돼 훗날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 보수 진영에선 이정현 전 국회의원의 전라도 험지 출마가 유명하다. 2014년 대한민국 재·보궐선거 때 새누리당 최고위원이라는 직함을 달고 상대적으로 불리한 순천시·곡성군 선거구에 출마했다. ‘노무현의 남자’로 불리는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꺾고 지역구 의원의 자격을 얻으며 원내 복귀에 성공했다. 호남에서만 4번째로 지역구에 출마한 끝에 첫 당선이며, 18년 만에 호남권에서 새누리당 의원이 탄생했다.
이처럼 정치인의 험지 출마는 승패에 상관없이 뚜렷한 메시지를 남겼으며, 한국 정치의 소중한 경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더 큰 정치적 꿈을 이루기 위한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다.
요즘 여야를 막론하고 내년 총선 험지 출마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험지 출마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도 국민의힘보다 더 많은 다선의원을 험지로 보내는 ‘내 살 깎기’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를 포함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를 압박했다. 국민의 힘은 영남권 중진의원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하는 분위기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해 영남 물갈이론에 불을 지폈다. 이번만이 아니다. 선거 때마다 험지 출마는 주요 이슈로 등장해 왔다. 중요한 것은 명분이다. 험지 출마로 당내에 신선한 분위기를 만들 수는 있겠으나, 납득할 만한 명분이 없다면 정치인 구조조정을 위한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이다. 유권자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은 험지 출마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관습으로 굳어질지 우려된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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