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산책] 너브내 홍천버스터미널에 관한 회상과 희망

이재열 2023. 11. 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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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브내 홍천은 홍천강을 중심으로 비옥한 농토가 펼쳐져 예부터 인심 좋고 풍요로운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과거 터미널은 신장대리로 지금의 홍천읍 행정복지센터 건너편에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홍천터미널은 강원도 교통 요충지로 많은 승객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추억의 장소로 유명하다.

지금도 간혹 옛 군대 시절의 추억을 찾아 홍천을 방문한 노병들이 터미널의 기억을 회상해 보지만 이미 지금의 장소로 이전한 뒤라 허탈해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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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열 ㈜금강고속 노동조합 위원장

너브내 홍천은 홍천강을 중심으로 비옥한 농토가 펼쳐져 예부터 인심 좋고 풍요로운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나는 홍천강 상류지 화촌면 주음치리에서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내고 아랫동네 굴운이라는 마을을 거쳐 읍내에 둥지를 틀었지만 끼니를 때우기조차 버거울 정도로 어려운 시절이었다.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운 것이 당시 금강운수 입사에 도움을 주었고 홍천터미널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과거 터미널은 신장대리로 지금의 홍천읍 행정복지센터 건너편에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홍천터미널은 강원도 교통 요충지로 많은 승객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추억의 장소로 유명하다. 주말이면 군사도시 홍천이란 명성처럼 넘쳐나는 면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터미널 앞 공중전화에는 검게 그을린 군인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각 잡힌 군복을 입은 헌병들이 절도 있는 걸음으로 터미널을 오가며 군기위반 군인들을 단속하는 진풍경이 매일 펼쳐졌다. 특히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말 그대로 대목이다. 장마당 구경이라도 해야 시골살이의 힘겨움이 가시기라도 하는 듯 이른 새벽부터 버스를 탄다. 여러 마을에서 온 버스들이 도착할 즈음이면 어느덧 터미널은 만원이 된다.

가져온 콩 한말과 깨 닷되를 상회집에 넘기고 손에 쥔 몇푼으로 고등어 한손과 어린자식 고무신 한컬레, 빨래비누 넉장 사고 나면 수중에 자장면값 겨우 남는다. 지금도 간혹 옛 군대 시절의 추억을 찾아 홍천을 방문한 노병들이 터미널의 기억을 회상해 보지만 이미 지금의 장소로 이전한 뒤라 허탈해하는 사람도 있다.

가수 윤수일의 ‘터미널’이라는 곡 중 “그때 그 시절 옛사랑을 찾아서 이 거리에 다시 왔건만”이란 구절에 가슴이 미어진다. 오랜 세월이 흘러 찾을 수 없지만 가슴에 고이 간직한 추억은 영원히 우리 마음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나는 35년을 금강고속 홍천터미널에서 일하고 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금의 터미널 한켠이라도 옛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사진들을 모아 추억의 전시공간을 만들면 어떨까 한다. 터미널을 오가는 많은 승객들이 추억을 회상하며 마음의 풍요를 얻어가는 홍천터미널을 기대해 보게 된다.

현재의 터미널은 80년대 초 옛 동방제사 공장터를 금강운수가 매입, 1987년 현재의 건물을 짓고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팬데믹 기간 승객 감소로 많은 피해를 보고 그 후폭풍으로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홍천의 향토기업으로 71년의 역사를 지닌 금강고속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한 방안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홍천은 44번국도와 5번국도가 교차하고 중앙고속도로와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지리적 요충지에 있다. 특히 홍천터미널은 많은 장병과 군민, 관광객이 오가는 다중이용시설로서 그 공공성이 크다. 홍천의 관문으로서 쾌적하고 안전한 시설을 갖추는 것은 당연한 임무이고 주변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도 힘써야 한다. 다행히 2019년 말 강원도와 홍천군의 도움을 받아 터미널 환경개선사업을 완료해 이용객 불편을 해소한 것은 참 다행이다.

노사상생을 기본철학으로 유지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에도 협조를 아끼지 않을 생각이며 회사를 향해서도 사회적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미래의 터미널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운송수단의 변화로 친환경적 터미널을 구축해야 하고, 문화공간으로의 역할도 필요하다.

홍천터미널을 기억하고 이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승객서비스를 드릴 수 있도록 실무자로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홍천터미널이 강원도를 넘어 전국에서 최고가 되는 그날을 기대하며 금강고속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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