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모험의 탑 "솔플도 재밌는데 굳이 파티 강요를?"

최은상 기자 2023. 11.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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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지만 오밀조밀한 조작감과 짧은 콘텐츠 호흡이 특징인 캐주얼 게임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모험의 탑(이하 모험의 탑)'은 꽤 익숙한 맛이 난다. 기존 수집형 ARPG에 캐주얼 특성을 세 스푼 정도 첨가했다. 전투가 크게 어렵지 않고 패턴도 단순한 편이지만, 콘텐츠 호흡이 짧아 가볍게 즐기기 좋은 구성이다.

파고들기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알 순 없지만, 짧은 콘텐츠 호흡과 단순한 콘텐츠 구성을 봤을 때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쉽게 파악된다. 스낵컬처가 각광받는 트렌드를 저격한 컨셉트로 해석된다.

서브컬처 게임을 많이 해봤던 유저라면 금방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 캐턱터 구성부터 게임 구조까지 여타 게임과 큰 차이는 없다. 서브컬처 게임 구조는 꽤 정형화된 편인데, 모험의 탑 역시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스테이지 구성의 '스토리 모드'가 있고, 엔드 콘텐츠로 PvE 레이드 콘텐츠를 지원한다. 기존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혹은 '승리의 여신: 니케' 등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 서브컬처 게임 문법 고수한 '스토리 모드'

- 굉장히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스토리 모드 

스테이지는 스타트 지점에서 골인 지점까지 캐릭터를 조작해가며 파훼하는 구조다. 중간중간 다양한 기믹이 있다. 시연 빌드에서는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물살처럼 강한 바람이 불어 캐릭터가 날라가는 기믹이 있다. 

스테이지 구성이라면 빠질 수 없는 '3별' 시스템도 존재한다. 완료 시 특정 조건 3개를 충족하면 추가 보상을 얻는다. 맵 중간중간 숨겨진 보물상자나 박스가 있다. 어드벤처 재미를 경험할 수 있는 장치다.

- 스테이지 구성이라면 빠질 수 없는 '3별' 시스템도 존재

캐릭터(쿠키)는 기존 수집형 ARPG와 비슷하다. 쿨타임이 없는 '일반 공격', 짧은 쿨타임이 있는 '특수 공격', 그리고 강력하지만 쿨이 긴 '필살기' 세 가지로 나뉜다. 액션 게임이라면 빠질 수 없는 대쉬(회피)가 있다.

대쉬에는 쿨타임이 존재한다. 스태미나를 쓰거나 쿨이 없는 게임과는 사뭇 다르다. 스테이지 및 보스 패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모험의 탑 시연 빌드 기믹 대부분이 AoE, 소위 장판기가 많은데 대쉬에 쿨타임을 걸어 일종의 제약을 부여했다고 풀이된다.

패턴 난도가 높은 편이 아니기에 대쉬에 쿨타임까지 없다면 게임이 너무 쉬웠을 것이다. 어렵지는 않지만 마구잡이로 사용은 하지 못하도록 만들면서 최소한의 플레이 리스크를 마련한 셈이다.

- 바닥 함정 등 여러가지 기믹이 필드에 존재한다 
- 장판 피하기 패턴이 대부분이다 

'태그' 기능도 존재한다. 스테이지 진입 시 2종의 쿠키를 골라 덱에 넣는다. 상황에 따라 쿠키를 전략적으로 교체하고 적합한 스킬을 사용하도록 만든 조치다. 원신이나 '붕괴3rd' 등 캐틱터 교체 기능과 비슷하다.

캐릭터 성장은 레벨, 장비 그리고 '붕괴: 스타레일'의 '광추'와 비슷한 포지션인 '아티팩트' 이 세 가지로 구성된다. 레벨은 여타 게임과 마찬가지로 콘텐츠 완료 보상 등으로 얻는 재화를 소모해서 올리는 방식이다.

장비는 시연 빌드 상으로 레이드 완료 보상으로 갖출 수 있다. 장비마다 등급이 다르며 높은 난도의 보스를 깰수록 상위 보상을 얻는 구조다. 아티팩트 획득 방식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뽑기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소셜 측면도 시스템적으로 강조했다. PvP, PvE 같은 엔드 콘텐츠에 파티 시스템을 넣어놓은 경우는 굉장히 흔한데, 모험의 탑은 스토리 모드도 최대 2인 파티플레이를 지원한다. 시연 빌드가 워낙 초반이다 보니 파티플레이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 캐릭터 파밍 구성 

 

■ PvE 레이드 "조작 재미 확실ㆍ개인 AoE 기믹 위주"

-  4인 협동 플레이가 기본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PvE 엔드 콘텐츠는 4인 협동 플레이가 기본이다. 난이도는 1~4단계가 있는데, 상위 단계로 올라갈수록 어려워지며 마지막 4단계의 경우 '시즌 규칙'이라는 디메리트가 적용된다. 와우에서 어픽스가 추가되는 식이다.

레이드 자체는 꽤 잘 만들었다. 보스 페이즈도 세분화돼 있고, 무빙을 강제해서 조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정 토템이 소환되고 이를 빠르게 부수지 않으면 매우 큰 AoE가 생성되거나, 바닥이 부서지는 등의 다양한 기믹도 존재한다.

캐주얼을 강조한 만큼 협동 기믹보다는 철저하게 개인 위주의 AoE 기믹이 많다. 그래서 탄막 피하기 게임을 하는 느낌도 물씬 난다. 보스 체력에 따라 페이즈가 나뉘고, 이에 대응하는 신규 기믹이 나온다.

- 철저하게 개인 위주 패턴 다수 

체험하면서 의외의 잡기술을 발견했는데, '캔슬'이다. 특수 공격을 사용 중에 대쉬를 누르면 스킬이 취소된다. 대미지는 들어가지 않는 판정이었고, 쿨타임도 초기화되지 않는다. 캐주얼 게임답게 스킬 사용 리스크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보통 이런 장판 피하기 위주의 게임은 캔슬이 안 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야 스킬 사용 시 리스크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스킬 후딜까지 생각해서 보스 패턴을 보고 쓸지 말지를 결정했지만, 모험의 탑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굉장히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개발사가 추구하는 캐주얼 방향성에 굉장히 적합한 시스템이다.

- 힐러가 있으면 클리어가 굉장히 편해진다 

 

■ 캐주얼 게임에 왜 '협동' 레이드를 넣었을까?

- 4인 협동 게임이지만 협동의 느낌은 다소 부족하다 

레이드를 게임 특색에 맞춰 잘 만든 것과 별개로 이해가 안 가는 게 하나 있다. 캐주얼을 지향하는데 왜 굳이 '협동'을 강조했을까. PvE 협동은 캐주얼과 굉장히 거리가 멀다. 캐주얼 지향 게임의 엔드 콘텐츠가 파티플레이라는 것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것과 다름없다.

캐주얼 게이머일수록 솔플을 선호한다. 괜히 '파티플레이 공포증'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니다. 파티플레이에서 생기는 '마음의 균열'은 게임이 캐주얼하고 쉽다고 없지 않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그 자체가 캐주얼 게이머들에겐 부담이다. 

세계적인 MMORPG 게임도 확장팩을 거듭할수록 캐주얼 게이머들을 위한 솔플 콘텐츠를 내고 있다. 이는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차트 상위권을 유지 중인 서브컬처 게임 대부분이 솔플 위주다. 길드 단위 경쟁도 콘텐츠는 솔플로 즐기는 시대다.

- 캐주얼 게임에서 DPS 로그가 나오는 것부터 에러다 

'블루 아카이브' 총력전도 정해진 기간에 혼자 들어가서 하면 되고, 원신이나 붕괴: 스타레일도 모두 솔로잉 위주다. 니케도 파티플레이를 고정 콘텐츠로 운영하진 않는다. 유저들은 언제어디서나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특징을 살려 자신만의 플레이 템포에 맞춰 즐기고 싶어한다. 

또한, 굳이 협동으로 내야하는 이유도 파악하지 못했다. '파이널판타지14'의 타이탄이나 '로스트아크'의 발탄처럼 맵 외곽이 붕괴되는 맵 축소 패턴과 낙사, 랜덤 AoE, 탄막 패턴 등의 기믹은 꽤 잘 만들었고 재밌지만, 이걸 굳이 파티로 할 이유가 없다. 

다 함께 모여 처리하는 방식이 아닌, 개인 기믹이기 때문이다. 체험 중에도 단순히 맵에 4명이 있을 뿐 '파티'로써 함께 한다는 기분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단순히 힐러가 있으면 편하다 정도가 전부였다. 

파티플레이가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파티플레이에서만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혹자는 '사이버 유격'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와우나 파이널판타지14는 다인 협동 레이드로 전 세계를 주름잡았다. 정교한 기믹은 모바일에 어울리지 않지만, 없다면 굳이 파티플레이로 할 이유도 없다.

파티플레이가 무조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노선을 캐주얼로 정했으면 확실한 방향으로 밀고 나가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솔플 지향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되, 이벤트 등 소셜적인 기능으로 파티플레이가 첨가되는 방향성이 더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 어차피 개인 위주 기믹인데, 꼭 4인 레이드로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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