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니가 가라, 펩에게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이견이 없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명장이다.
그의 지도를 받는 선수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세계 최고의 선생님에게 최고의 훈련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세계 최고의 명장이기에 부담스럽고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많이 알려진 대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강압적인 부분이 있다. 규율에 엄격하다. 자신의 말을 어기는 선수에게는 가차 없다. 선수와 기싸움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 여러 스타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반기를 들었나 쫓겨난 사례가 있다.
이런 과르디올라 감독의 성격을 알고 있는데, 원칙을 알고 있는데, 어느 누가 쉽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겠는가. 특히 과르디올라 감독이 싫어할 만한 말과 요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것이 휴가다. 이는 100% 정해진 것이 없다. 사실상 감독의 의지다. 감독의 기분과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 경기를 치른 후 승리한다면 휴가 일수가 길어질 수도 있고, 반대라면 휴가를 아예 못 갈 수도 있다. 예정에 없던 휴가가 생길 수도 있고, 예정이 돼 있던 휴가가 취소될 수도 있다.
휴가를 얻기 위해서, 누군가는 감독에게 말해야 한다. 선수들의 바람과 의지, 그리고 희망을 감독에게 전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맨시티에서는 누가 이런 역할을 할까. 누가 앞장서서 무서운 호랑이 감독에게 다가가는 것일까.
맨시티에는 '캡틴' 케빈 더 브라위너를 포함해 카일 워커, 베르나르두 실바, 후벵 디아스, 로드리 등 5명의 주장단이 있다. 각자 역할이 조금 다르다. 이 중 예정에 없던 휴가를 요청하기 위해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한 명을 보내는데, 그는 실바다.
그는 2017년 맨시티로 입성했고, 1년 전에 맨시티로 온 과르디올라 감독과 많은 시간을 보낸 선수다.
실바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마음을 바꾸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선수들이 휴가를 원할 때 최전방에 나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방으로 향하는 유일한 선수라고 한다. 맨시티 선수단이 가지고 있는 최강의 무기다.
이런 맨시티 내부 기밀을 폭로한 이는 주장단에 포함된 워커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실바는 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선수단이 휴가를 원할 때, 우리는 펩에게 가서 얘기해 보라고 실바에게 요청한다. 예정에 없던 휴가를 위해 펩의 사무실로 갈 사람은 실바밖에 없다. 주장단 5명 중 펩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가 실바다. 주장은 더 브라위너지만 주장단 내에 순서는 없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베르나르두 실바와 펩 과르디올라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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