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尹 정부 1년 반, 남은 3년 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로 취임 1년 6개월을 맞았다.
지난 1년 반 동안 대한민국이 바른길로 들어섰고, 대통령은 건강한 리더십을 발휘했는가.
윤 대통령은 올여름 "이념이 가장 중요" "장관들은 싸우라고 그 자리에 있는 것" 등 민심과 동떨어진 듯한 인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통령, 그 주변 사람부터 달라져야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정 난맥은 지지율에서 드러난다. 윤 대통령은 48.6% 득표로 당선됐는데, 취임 2개월 만에 30%대로 떨어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탈(脫)청와대, 용산 시대를 선언했지만 수직적 당정관계 등 제왕적 리더십은 별로 달라진 게 없고, 더 가까이서 참모 의견을 경청한다는 다짐도 희미해진 것은 아닌가. 매사 문재인 정부와 비교하며 비판을 피해가는 듯한 태도도 피로감을 줬다. 이태원 참사 등 사건사고 대처 미흡, 정책 혼선에 대해서도 추상같은 책임을 묻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책임은 있는 사람에게 딱딱 물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1년 전 생각이 지금도 유효한지 궁금하다.
국민은 묻고 있다. 지난 1년 반 동안 대한민국이 바른길로 들어섰고, 대통령은 건강한 리더십을 발휘했는가. 윤 대통령은 올여름 “이념이 가장 중요” “장관들은 싸우라고 그 자리에 있는 것” 등 민심과 동떨어진 듯한 인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후에서야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고 했다. 수긍할 만한 정책, 인사, 소통 방식의 변화를 서둘러 보여줘야 한다.
정부 여당에 미룰 것 없다. 대통령, 그 주변 사람부터 달라져야 한다. 대통령은 언론의 질문을 받은 지 1년이 지났고, 공식 기자회견도 작년 8월 이후 없었다.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정상이 아니다. 민심 경청 행보만으론 부족하다. 신(新)냉전시대 대중 외교, 야당과의 협치, 국민연금 개혁 방향 등 대통령이 답해야 할 질문이 쌓여 있다. 누가 공직에 중용되는지는 대통령이 어떤 사람을 인재로 여기는지 말해준다. 더 널리 인물을 구하고, 감동할 발탁이 있어야 지지를 회복할 것이다.
이제 남은 임기는 3년 반이다. 힘있게 일할 시기는 2년 남짓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취임 때 약속한 노동 연금 교육 분야 개혁은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 개혁의 결과로 혜택이 줄어드는 층이 반발할 것이다. 이런 큰 과제는 훨씬 섬세하고 담대하게 추진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 그 최일선에 대통령이 서 있다. 퇴임 후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될지는 얼마나 달라지느냐에 달렸다.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입법 독주→거부권’ 쳇바퀴에 갇힌 정치
- [이기홍 칼럼]“인사 하는 거 보니 尹 정말 달라졌다”는 말 나오게 해야
- 경제-민생법안은 뒷전인 국회… 中企 기술보호-드론택배法 ‘낮잠’
- [단독]“농업인 태양광 우대 혜택… 800여명이 가짜 영농인”
- 지방소멸기금 2%도 못쓴 지자체들에 또 1040억
- 野, 이재명 수사 검사 탄핵도 발의… 檢 “방탄탄핵, 법치파괴”
- 세상에 홀로 있는 듯 외로우신가요?
- [횡설수설/이정은]사람이 상자인 줄… 죽음 부른 ‘사람 잡는 로봇’
- 尹 “약자 피 빠는 불법사금융, 양형 상향 추진”
- 조희대 “법관, 정치적 판단자 자처 안돼”… ‘사법 소극주의’ 소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