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사기 혐의 기업인, 대통령 경제사절단 포함됐었다

한경협, 뒤늦게 인지하고 사우디 공식행사 참석 금지 조치

지난달 22일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왕세자 겸 총리와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열린 한·사우디아라비아 협정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상화폐 관련 사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중소기업 대표 A씨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순방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던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다만, A씨는 현지에서의 공식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지난달 윤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 방문에 동행할 경제인을 모집했고, 신청한 기업을 대상으로 심의를 거쳐 경제사절단 139명을 선발했다.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중소기업 대표는 70명이었는데, 여기에 A씨도 포함됐다.

A씨는 과거 가상화폐 투자 피해자들로부터 고소당한 이력이 있는 인물로, 자신이 대표로 있는 다른 중소기업의 이름으로 이번 경제사절단에 신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피해 금액을 변제하면서 피해자들이 소를 취하했으나, 검찰은 A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SBS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기로 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협은 경제사절단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출발한 뒤에야 A씨의 범죄 연루 가능성을 제보를 통해 인지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공식 행사에는 A씨가 참석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A씨가 다른 이름의 법인으로 신청해 선정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자체 검증 절차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