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중국 전기차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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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GM이나 도요타가 아닌 중국을 주요 경쟁자로 보고 있다."
중국 전기차에 대한 공포심은 막연한 것이 아니다.
미국은 북미산 전기차에 한해 세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했고, 프랑스 정부도 중국산 전기차 견제를 위해 전기차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량을 따지는 전과정평가(LCA)를 반영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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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GM이나 도요타가 아닌 중국을 주요 경쟁자로 보고 있다.”
중국 전기차에 대한 공포심은 막연한 것이 아니다. 작년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66%를 차지하며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나타냈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상반기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214만대로, 일본(202만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일등 공신이 전체 수출 차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국내시장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19년에 24%에서 올해 1∼8월 46%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 중국전기차 업체 BYD는 국내에서 1t 전기트럭을 출시했고, 수입차에 폐쇄적인 일본 시장에서 전기승용차 모델을 출시하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전기승용차가 국내에 진출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각국 정부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이다. 미국은 북미산 전기차에 한해 세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했고, 프랑스 정부도 중국산 전기차 견제를 위해 전기차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량을 따지는 전과정평가(LCA)를 반영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중국 전기차가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정부가 막대한 국가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10년 넘게 쏟아부어 배터리에서 소재, 기초원료에 이르는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한 덕분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9∼2022년 세금 감면은 300억달러(약 40조원)로 추산된다. 2000년대만 해도 글로벌 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세계의 공장’ 수준이었던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이 시기에 완전히 변모했다. 정부는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대규모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까지 전기차로 바꿨다. 신생 기업도 쉽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 같은 파격적인 지원은 자동차가 수출 주력 품목인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행히 전기차 수출은 9월까지 실적(40억달러)이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을 정도로 지금까지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자동차 기업들은 국내 전기차 생태계에 투자할 때 적어도 경쟁국에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기반으로 기술 혁신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백소용 산업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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