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글로벌 미래세대를 위한 대한민국 공공외교 전략

2023. 11. 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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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초등교선 K팝 수업종소리
문화·기업 등 민간서 한류 관심
외교부·KF 수년간 노력의 성과
세계 ‘지한파’ 육성에도 힘써야

대한민국 국제적 위상 강화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1세기 국제 무대에서 한 국가의 위상은 경제력, 군사력, 외교력 등의 하드 파워와 더불어 타 국가들에게 존중받고 환영받는 문화 같은 소프트 파워가 함께 포함된 ‘스마트 파워’다. 필자가 살고 있는 미국 워싱턴 부근의 버지니아 페어팩스 지역에서는 이 같은 한국의 글로벌 위상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네 자녀의 학교에서 한 국가 명칭을 붙인 수업이 진행되는 건 오직 한국뿐이다. 중국이나 일본, 유럽 등 특정 국가 이름을 내세운 수업은 K팝이나 한류 관련한 강의가 유일하다. 이뿐일까. 수업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소리도 K팝 음악이며, 학교 선생님들은 최근 시청한 한국 드라마나 영화, 한국 방문 경험을 수업 때 공유한다고 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세계 어느 곳이든 비슷하게 이어진다. 지금까지 한반도와 관련한 세계인의 관심이 오직 북핵으로 인한 핵전쟁의 위기나 비핵화를 위한 협상 등에 국한됐다면 현재 한반도에 관한 관심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한국 문화와 기업 등에 관한 것이다. 필자는 백악관 초청 행사나 국무부·국방부 회의, 싱크탱크 등에 참석하거나 캐나다, 일본, 독일, 벨기에 등 주요 국가들과 일하면서 이 같은 한국에 대한 애정과 열기를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은 문화계, 기업, 대학 등 민간 영역은 물론 한국 정부 부처 등의 종합적인 노력이 함께한 덕분이다.
김영준 국방대 안전보장대학원 교수
특히 공공외교 영역에서 외교부와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KF)의 노력은 지난 수년간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워싱턴에 새 사무소를 연 KF는 한국과 관련된 학술 정책 연구 분야에 대한 지원은 물론 차세대 한국 전문가 프로그램, 주요 대학 교수직 설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다. KF가 더욱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에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KF에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어렵게 임무 수행을 성실히 해 온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앞으로 우수한 인력이 지속적으로 충원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공공외교 전략이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여러 부처에서 중첩되게 이루어지고 있는 업무에 대해 효율적인 조율이 필요하다.

정부 부처 예산을 직접 받는 것을 제한하는 미국 싱크탱크들의 상황도 존재하기 때문에 사사카와 재단이나 맨스필드 재단의 역할을 수행할 민간 재단의 역할도 필요하다. 일본은 사사카와 재단이나 맨스필드 재단 등을 설립해 전 세계 젊은 학생들과 연구자들에게 장학금은 물론 일자리까지 제공하며 국제 무대에서 두터운 지일파(知日派)를 형성하는 데 큰 성과를 거뒀다. 이스라엘이나 유럽 주요 선진국들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우리도 한국학에 관심이 많은 주요 국가의 젊은이들이 한국학에 대한 공부를 마치고, 한국이나 주요 국가들에서 이러한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대학, 연구소, 기업, 정부 부처 등의 문호를 개방해 일자리를 연결해 줄 필요가 있다.

오늘날 외교는 정부 주도에서 대학, 학교, 지방자치단체, 병원, 시민단체, 종교 기관 등이 교류하는 공공외교 시대로 확장되고 있다. 방학 기간 세계 학생들의 교류, 지자체 중심의 마을 사람들 간 교류, 병원·시민단체·종교 기관 간의 교류 등이 진실된 이해와 화합의 장이 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의 역할이 함께 추진되는 공공외교의 시대가 지속되고 있으며, 경제력, 군사력, 외교력을 바탕으로 민간 영역에서 한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확대·지속해 나갈 때 한국은 진정한 글로벌 중추 국가의 위상을 세울 것이다. 특히 유소년 청년들의 애정과 관심은 이들이 미래 시대 주역이 됐을 때 여론 주도층의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하다. 그동안 공공외교에 많은 성과를 내어 온 외교부 및 KF에 감사한 마음과 함께 큰 박수와 성원을 보낸다.

김영준 국방대 안전보장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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