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의마음치유] 건강한 정서를 구성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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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는 어떻게 결정될까? "우울에서 벗어나겠다. 행복해지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저절로 그렇게 바뀌진 않는다.
정서는 저절로 형성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의 생리적 상태가 어떤 환경에 처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구성되는 것이다.
부하 직원이 버릇없이 굴 때 자신의 생리적 상태가 긴장이라면 짜증이라는 감정이 생기고, 활기라면 '잘 알아듣게 조언해 줘야지'라는 생각과 행동이 뒤따르고, 그 결과로 자부심이라는 정서가 형성된다.
건강한 정서가 자리 잡도록 환경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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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고 짠 음식 뇌 자극… 피로 더해
정서는 활기-피로와 이완-긴장이라는 두 가지의 생리 조건에 따라 기초가 구축된다. 숙면을 취하고 상쾌하게 기상해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면 활기가 돈다. 이런 상태에서 과제를 잘 처리하면 성취감이 생긴다. 활기가 넘칠 때 친구들과 어울리면 즐거움이라는 감정이 일어난다. 직장 동료의 일을 도와주고 길가에 쓰러진 이를 일으켜 세워 주면 연민과 보람을 느끼는데, 이 정서는 활기와 선행이라는 행동이 만나 직조된 것이다. 정서는 저절로 형성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의 생리적 상태가 어떤 환경에 처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구성되는 것이다.
생리적으로 활기차면서 이완된 상태라면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기더라도 ‘그래, 그동안 우리 아내(혹은 남편)가 가족을 위해 고생이 참 많았지…’라며 배우자를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지만 피로하고 긴장된 상태에서는 ‘지금까지 내가 가족을 위해 얼마나 희생했는데 나를 배려하지 않고 무시하는 거야!’라며 분노가 일어난다. 지치고 예민할 때 회사 일을 떠올리면 실제보다 더 심각하게 여겨져서 감당 못할 것 같다가도, 푹 자고 일어나서 활기가 돌면 똑같은 문제를 두고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부하 직원이 버릇없이 굴 때 자신의 생리적 상태가 긴장이라면 짜증이라는 감정이 생기고, 활기라면 ‘잘 알아듣게 조언해 줘야지’라는 생각과 행동이 뒤따르고, 그 결과로 자부심이라는 정서가 형성된다.
불쾌한 감정이 떨쳐지지 않아, 라고 불평하기보다는 심신을 활기차게 관리하는 게 먼저다. 아침부터 피로와 긴장이 느껴진다면 ‘오늘 하루는 스트레스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고 마음먹으면 좋다. 이런 날은 스트레스를 이기려 들지 말고 피하는 게 낫다. 무리하지 말고 가능하다면 평소보다 일을 조금 줄인다. 피로-긴장 상태에서 과로하면 불쾌감이 쉽게 일어난다. 미묘한 감정 다툼이 있었던 사람과의 만남은 나중으로 미룬다. 괜한 말다툼에 휘말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피로가 풀리도록 쉬어 주고, 산책이나 복식호흡처럼 심신이 이완되는 활동을 한다. 반드시 금주하고, 커피도 덜 마시고, 빨리 귀가해서, 따뜻한 물로 샤워한 뒤 제때 수면을 취한다.
건강한 정서가 자리 잡도록 환경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경을 거슬리는 소음에 계속 노출되면 정신적으로 지치게 된다. 피로-긴장 상태에서는 작은 소음도 바늘로 몸을 찌르는 것처럼 느껴져서 짜증이 잘 나므로 신경을 거슬리는 소리는 최대한 차단한다. 템포가 느리고 멜로디 진행이 완만한 음악을 골라 들으면 정서는 그런 음악에 맞춰 동기화된다. 시각도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 광활한 자연을 보면 경외감이 밀려들지만 온종일 모니터만 응시하면 정서가 무뎌진다. 미각도 중요하다. 힘든 일을 끝내고도 긴장이 안 풀리면 부드러운 음식으로 심신을 달래 줘야 한다. 스트레스 받는다고 맵고 짠 음식을 자꾸 먹는 건 뇌에 자극이 더해지는 것이라 피로감이 더 커진다.
김병수 정신건강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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