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3중 방역망으로 ‘빈대제로 서울’ 나선다

2023. 11. 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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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빛바랜 추억으로 웃어넘겼던, 오래전 알고 있었던 녀석이 최근 무단으로 서울시에 들어와 염치없는 행패를 부린다.

요즘과 같이 복잡한 침실문화의 주거 형태에서 빈대의 서식은 더욱 안정적으로 유리해졌기 때문에, 3000만명의 해외여행객이 찾는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시민들의 '빈대 제로 도시'에 걸맞은 자율적인 위생 관리 노력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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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빛바랜 추억으로 웃어넘겼던, 오래전 알고 있었던 녀석이 최근 무단으로 서울시에 들어와 염치없는 행패를 부린다. 그의 이름은 ‘빈대’이고 먼 이국땅을 돌고 돌아 한국에 들어와 서울에 출현했다.

빈대는 1930∼1940년대에도 우리나라에 활발하게 서식하고 있었던 가정해충으로 기록돼 있고, 이후 새마을운동으로 주택 개량 사업이 확대되고 연탄 사용과 DDT의 사용 금지가 가시화하면서 대체 가정용 살충 제품의 개발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빈대는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빈대가 매개하는 감염병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어 신고 의무가 없기 때문에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고 감춰진 상태여서 출현 현황을 파악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아직 어디에 얼마나 들어왔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서울시는 발 빠르게 녀석의 모습과 흔적을 찾아 나서며, 세계적인 도시들도 이루지 못한 ‘빈대 제로[ZERO] 도시, 서울’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빈대의 서식·출현이 빈번하고 방제 관리에 취약한 숙박시설과 쪽방촌 그리고 고시원 등을 우선 포함하여 신고부터 방제 확인까지 ‘3중 방역망’을 펼치며 코로나19 이후 다시 한번 K방역의 위세를 세상에 알리려 한다.

한 해에 1000만명 이상의 해외여행객이 서울을 찾고 있어 관광객의 안전과 위생 확보를 위해 관광 숙박시설 및 목욕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관련 직능협회를 통해 빈대 예방 조치는 물론 빈대 방제가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요즘과 같이 복잡한 침실문화의 주거 형태에서 빈대의 서식은 더욱 안정적으로 유리해졌기 때문에, 3000만명의 해외여행객이 찾는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시민들의 ‘빈대 제로 도시’에 걸맞은 자율적인 위생 관리 노력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빈대는 지속적인 흡혈로 인한 불편과 알레르기, 심리적·경제적인 피해를 주는 해충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된다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비화할 수 있으므로 완전하고 신속한 방제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므로 방역소독 업체의 빈대 방제 역량도 강화해 나가기 위해 (사)한국방역협회를 통해 최신 동향을 포함한 빈대 방제 특별기술교육을 실시하고 교육받은 방역업체를 공개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신뢰할 만한 방역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빈대는 영어 일반명이 베드버그(Bed Bug)로 불릴 만큼 우리가 안심하고 가장 편안하게 생활해야 하는 침실 공간에서 서식하는 특성이 있어 안전하고 완벽하게 퇴치돼야 한다. 너무 살충제에 의존해서도 안 된다. 가정에서도 할 수 있는 셀프 빈대 방제 팁을 서울시가 운영하는 ‘빈대정보 웹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도구를 활용하여 안전하게 방제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최근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근거 없는 빈대 관련 정보가 많이 퍼져 나가고 있다. ‘바퀴벌레가 빈대의 천적이다’라는 이야기부터 ‘규조토, 식초, 베이킹소다를 사용하면 빈대 방제에 탁월하다’ 등 현실적이지 못한 정보들이 시민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지금처럼 서울시가 빈대 제로를 위한 선제적 방제 조치를 이어 가고 시민이 서울시 및 유관 기관에서 제공하는 정확한 정보에 따라 자율적 위생 관리에 나선다면, 머지않은 시기에 빈대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와 걱정이 점차 사라져 편안한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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