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줍다' 김재경 "레인보우 멤버들 지금도 믿고 의지해" [HI★인터뷰]
심혜정 감독 향한 신뢰 "연기가 주는 행복 느꼈다"
안시 롱핀과 닮은 지수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룹 레인보우 출신 배우 김재경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다. 멤버들은 김재경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고 그가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들이다. 김지숙 정윤혜 노을 고우리는 '너를 줍다' 시사회 현장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은 '너를 줍다'로 돌아온 김재경을 따뜻하게 격려했다.
김재경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 대기실에서 본지와 만나 '너를 줍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너를 줍다' 속 지수는 쓰레기를 통해 진짜 그 사람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옆집 남자 우재의 쓰레기를 확인한 후 호감을 느끼고 다가가지만 과거의 상처로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된다.
김재경은 지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재경에게 지수는 '해보지 않았던 영역의 캐릭터'였다. 연출을 맡은 심혜정 감독이 과거 선보였던 '욕창'이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단다.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공부 차원에서 봤다. 이해를 못 하겠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욕창'은 모든 캐릭터에게 공감할 수 있었다. 많은 생각을 남기더라. 감독님과 작업을 하고 싶었다"는 게 김재경의 설명이다.
'너를 줍다'로 만난 심 감독과의 작업은 김재경에게 힐링으로 다가갔다.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김재경 역시 자신을 의심했던 때가 있었다.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어도 아쉬운 결과물을 보면서 자책을 하게 됐단다. 심 감독은 김재경이 연기를 다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줬다. "'내가 연기를 평생할 수 있을까' '평생 해도 되는 사람인가'라는 고민에 빠졌죠. 연기가 어려웠고 벽이 느껴졌어요. 그런데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이렇게 재밌었지' '연기에 이런 행복이 있었지'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지수는 몰래 쓰레기봉투를 뒤지고 그 안의 버려진 물건들로 주인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다. 연인의 바람 등으로 마음의 상처를 갖게 된 후 생긴 습관이다. 어찌 보면 무서울 법한 행동이기에 '너를 줍다'가 지닌 메시지가 잘 전달되기 위해서는 김재경의 표현력이 중요했다. 그는 "메시지가 곡해되지 않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처받은 지수는 상대의 진실된 모습을 알고 싶었던 거다. 상대가 안전한 사람인지 아닌지 알고자 했을 듯하다. 지수는 사람을 대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상처받고 싶지 않아'라는 지수의 마음에 집중해 연기했다"고 전했다.
극에 등장하는 안시 롱핀은 지수를 떠올리게 만든다. 안시 롱핀은 지수와 우재가 키우는 물고기로, 토굴 안에 들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 김재경은 "안시 롱핀은 은둔형이고 어항을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 지수가 '숨어 있고 쓰레기를 계속 수집하는 나랑 닮았다'는 생각을 했을 듯하다. 더불어 '나랑 닮은 물고기를 키우는 우재도 나와 결이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떠올리게 만드는 매개체였을 듯하다"라고 돌아봤다.
인간 김재경은 쓰레기를 잘 못 버리는 편이다. 물건에도 정을 듬뿍 주곤 한단다. 물건을 버리는 게 어려워 다큐멘터리를 보고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는 팁을 배웠을 정도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입었던 카디건, 대학 시절의 과잠, 운 좋게 티켓팅에 성공한 역사 강의 티켓 등을 아직도 소중하게 갖고 있다. 그는 "10년 동안 사용하던 미니 오븐을 버렸는데 가끔 생각나더라"며 웃었다.
'너를 줍다'의 지수와 우재는 서로에게 조금씩 스며드는 모습을 보인다. 김재경이 생각하는 사랑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것'이다. 그는 "지수도 '날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네' '쭈뼛대도 다가와주네'라는 생각에 우재에게 마음이 열렸던 듯하다"고 했다. 친구 사이에서도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 때 관계가 건강하게 지속된다고 믿는단다. 김재경은 "내겐 레인보우가 그런 존재들"이라고 했다.
김재경은 기자에게 몇몇 멤버들이 시사회를 찾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김지숙 정윤혜 노을 고우리는 이날 '너를 줍다' 시사회 현장에서 포착됐다. 김재경은 "친해서 모인 게 아니라 회사에서 기획 하에 팀이 됐는데도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존해서 살아가게 되더라. 지금까지도 믿고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결합과 관련해 열린 마음을 내비친 그는 "멤버들을 만나면 항상 '숫자가 특별할 때 하면 좋지 않을까. 20주년이면 우리가 몇 살아지' 같은 이야기를 한다"며 레인보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레인보우의 든든한 응원 속, '너를 줍다'를 통해 스크린으로 컴백한 김재경은 새 작품이 관객들에게 용기를 선물하길 원한다. "지수가 우재라는 인물을 통해 상처를 치유받고 한 걸음 나아가잖아요. 지수를 보며 누군가는 '마음의 벽을 살짝 열어볼까'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김재경의 따뜻한 응원이 담긴 '너를 줍다'는 지난 8일 개봉했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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