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나와야 분위기 바뀌는데…" 둘만 나눈 대화였는데, 그 둘이 홈런을 쳤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분위기를 바꾸려면 장타가 필요하다고 말했더니 정말 홈런이 터졌다. LG 오지환과 박동원이 경기 중 나눈 대화가 현실이 됐다.
LG 트윈스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짜릿한 5-4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 2-3 역전패의 아쉬운 마음을 하루 만에 털어내는 의미있는 승리였다. 선발투수가 단 ⅓이닝 만에 4실점한 경기를 뒤집었다는 점 또한 의미가 크다. 불펜투수 7명이 8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타선에서는 홈런포 두 방이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1-4로 끌려가던 6회 오지환이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솔로포를, 3-4까지 추격한 8회에는 박동원이 1사 2루에서 박영현으로부터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렸다. 경기 후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둘이 장타가 나와야 분위기가 바뀐다고 얘기했는데 홈런을 쳤다"며 신기해했다.
오지환은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쿠에바스의 시속 142㎞ 가운데 몰린 커터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타구속도 시속 163km에 추정 비거리는 111.64m가 나왔다. 아슬아슬하게 홈런이 됐는데, 오지환은 "살짝 먹혔다. 그래서 넘어갈까 했는데,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뛰었다"고 돌아봤다.
쿠에바스는 오지환이 올해 정규시즌 6타수 2안타에 볼넷 1개를 얻어 나름 자신감을 가진 상대였다. 그런데 첫 두 타석에서는 출루하지 못했다. 1회에는 3루수 땅볼, 3회에는 우익수 뜬공으로 막혔다. 오지환은 "쿠에바스는 내가 타이밍이 잘 맞는 투수였다. 초반에 좋은 결과가 안 나와서 아쉬웠는데 그래도 더 아쉬워하지 말고 타이밍 놓치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홈런 타석을 돌아봤다.
7회 김현수의 1점 차로 따라붙는 적시 2루타가 터졌고, 8회 이날 경기의 가장 결정적인 장면인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가 나왔다. 박동원은 박영현의 체인지업 실투를 때려 시속 166m짜리 타구를 만들었다. 좌중간으로 뻗어간 타구는 추정 122.27m를 날아 외야 관중석 사이 통로에 쏙 들어갔다.
치고 받은 경기가 아니라, 1회에만 4점을 내주면서 주도권을 내준 경기를 뒤집어 더욱 극적이었다. LG는 선발 최원태가 ⅓이닝 4실점에 그치면서 0-4로 첫 공격을 맞이했다. 반환점을 돈 5회까지는 1득점에 머물렀다. 올 시즌 내내 공략했던 쿠에바스였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막혀 있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오지환은 "시리즈 전에 동료들과 약속했다. 점수 차가 7점 차가 나든 10점 차가 되든 끝까지 놓지 말자고 얘기했다. 팀원들도 그럴 거로 믿고 있었고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뒷얘기가 있다. 홈런이 나오기 전 오지환과 박동원과 둘이 '장타가 나와야 한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오지환은 "안에서 (박)동원이 형이랑 얘기를 했다. 장타가 나와야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그 얘기를 나눈 둘이 다 홈런을 쳐서 진짜 기분 좋다"고 밝혔다.
박동원도 "몇 회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지환과 그런 얘기를 했었다. 진짜 이뤄졌다"며 활짝 웃었다.
주장 오지환은 1차전 패배를 굳이 되돌아보지는 않았다고 했다. "1차전 끝나고 2차전 준비할 때 긴장이 많이 풀렸다. 이게 이어질 것 같다. 분위기 좋을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따로 얘기한 것은 없다. 1차전 졌다는 것은 다 알고 있으니 굳이 또 말을 해서 압박감을 줄 필요는 없다. 선수들이 서로 믿었고, 같이 한 약속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될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야를 지나 3루까지 잠실구장 관중석을 채운 LG 팬들의 응원에 대해서는 "떨린다. 점수가 나면 전율이 느껴진다. 정규시즌에는 한쪽에서만 응원소리가 들릴텐데 점수 날 때마다 양쪽에서 다 나오니까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함성이었다. 전율이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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