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추천" 후 본인은 매도...58억 챙긴 '슈퍼개미' 1심 '무죄'

재판부 "상당 기간 해당 주식 보유…매도 사실 방송서 알려"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구독자 55만명의 유튜버 채널을 운영하면서 자신이 미리 사놓은 종목을 추천해 약 5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슈퍼개미' 김정환(54)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미지는 기사와 무관. [사진=픽사베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9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식 유튜버 김정환(54)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방송에서 각 종목을 보유하면서 '매도할 수 있다'거나 '매도했다'는 점을 알린 바 있어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매수 추천, 혹은 매도 보류 추천으로 보이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방송에서 매도를 권유하거나 신규 매수를 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며 "이를 일괄적인 매수 추천, 또는 매도보류 추천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 행위가 정당하다고 하는 것은 아니며 피고인의 거래 규모나 차액결제거래(CFD) 사실을 모르는 유튜브 구독자에게 오해 소지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슈퍼개미'로 불리는 김씨는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 동안 5개 종목의 매매를 추천하며 선행매매해 5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지난 2월 불구속 기소됐다.

선행매매란 사전 입수한 주식 관련 정보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기 전 미리 주식을 사거나 팔아 차액을 취득하는 불공정거래 행위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21년 6월 21일 오전 유튜브 방송에서 한 종목의 주식 투자를 권유했지만, 30여분 뒤 정작 자신은 해당 종목 2만 1000주를 팔았다. 다음 날에도 같은 종목을 추천하고 1시간 뒤 6만 8000주를 팔았다.

김씨는 차액결제거래(CFD)를 이용한 선행매매를 통해 자신이 한 거래를 외국계 투자자에 의한 거래로 위장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7년에 벌금 170억원, 추징금 58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이날 김씨는 "무죄 판결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유튜브 방송을 하지 않고 조심해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