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만에 고향으로”…조선왕조실록·의궤 오대산 귀환
[앵커]
오대산 사고에서 보관했던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110년 만에 고향 강원도 오대산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일제시대 일본으로 반출돼 갖은 고초를 겪기도 했는데, 이번 주말부터 원본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린이들의 대취타 연주에 맞춰 긴 행렬이 이어집니다.
경건하게 고유제를 올리며, 110년 만의 귀향을 만천하에 알립니다.
고단한 타향살이 끝에 돌아온 국보를 마주한 주민들은 감격스럽습니다.
[김형진/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 "평창이 이런 역사를 갖고 있었다는게 너무 기쁘고. 이렇게 오랜 역사를 거쳤지만 또 돌아온거에 대해서 상당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조선 태조에서 철종까지 472년 역사를 담은 '조선왕조실록'.
난을 피해 원본이 여러 곳에 보관됐는데 이번에 돌아온건 오대산 사고본입니다.
왕실과 나라의 큰 행사를 기록한 '의궤'도 함께 돌아왔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은 길고도 험난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인 1913년 일본으로 반출된 뒤 관동대지진 당시 화재로 대부분 불타 788책 가운데 75책만 돌아왔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2006년, 의궤는 2011년 우리나라로 돌아왔지만 그동안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머물렀습니다.
불교계와 지역 사회는 2000년대에는 '국내 환수'를, 환수 이후에는 '오대산 귀환'을 한 목소리로 추진해 왔습니다.
[퇴우 정념/스님/오대산 월정사 주지 : "본래자리로 돌아갈때 가장 편안하고 생명의 그 기운을 쉼없이 펼쳐낼 수 있다고 하는."]
원래 자리인 오대산 월정사 사고에는 실록과 의궤를 모실 박물관을 새로 지었습니다.
[서정민/문화재청 학예연구사 : "굉장히 크고 넓은 주제인데 그 모든 내용들을 여기 전시실에서 같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은 12일부터 문을 열고 세계기록유산을 국민에게 선보입니다.
KBS 뉴스 하초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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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초희 기자 (chohee2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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